지카 바이러스 유행 등 모기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일본뇌염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일본뇌염 백신을 찾는 의료기관이 급증해 백신 공급량이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제약업계는 올해 1~5월 일본뇌염 백신 접종자 수가 지난해의 세 배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인용 일본뇌염 백신 ‘이모젭’을 공급하고 있는 SK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세 배 수준을 웃돌고 있다”며 “더위가 빨리 찾아온 데다 모기 감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뇌염 백신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일본뇌염 백신 판매량의 90%를 성인용 백신이 차지하는 등 성인 접종자가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일본뇌염 환자는 1986년 국가예방접종사업 도입 후 20년 넘게 연간 10명 미만 수준이었지만 2010년 이후 점차 증가해 지난해 40명으로 늘었다.

환자의 90%는 40대 이상이다. 국내에 아동용 일본뇌염 백신이 도입된 1971년 이전 출생자 대부분이 백신을 맞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걸리는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감염자 10명 중 9명은 증상이 없거나 미약하지만 일부는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의식장애나 경련 등을 일으키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