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 비결은 '3분 양치'…젊을땐 충치·노년엔 잇몸질환 신경써야
6월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전신인 조선치과의사회가 1946년 6월9일을 ‘구강보건의 날’로 지정한 것이 유래다. 어린이의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인 6세의 ‘6’과 어금니(臼齒·구치)의 ‘구’자를 숫자 ‘9’로 바꿔 조합한 것이다. ‘6세에 나오는 구치를 보호하자’는 의미다. 올해부터 이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치아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치 비결은 '3분 양치'…젊을땐 충치·노년엔 잇몸질환 신경써야
구강질환은 국민병이다. 구강질환이라고 하면 충치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턱관절, 잇몸 등 다양한 부위에 문제가 생겨 치과를 찾는 환자도 많다. 치아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뿐 아니라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젊은 층, 잇몸 이상을 호소하는 중장년층까지 구강질환은 모든 세대의 문제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건강한 구강을 유지하기 위해 일찍부터 관리해야 한다. 세대별 구강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영유아기와 아동기, 치과 방문 시작해야

생후 6개월부터 치아가 나기 시작한다. 영유아가 주로 먹는 이유식, 우유, 과일주스 등은 당분이 많고 끈적한 성분이라 충치를 일으키기 쉽다. 음식물 찌꺼기와 침, 충치균 등이 섞이면 치태가 생길 수 있다. 매일 양치질을 해줘야 한다. 우유병을 물고 잠드는 아이는 위쪽 앞니나 아래쪽 어금니에 충치가 잘 생긴다. 아이가 잠들 때는 우유병에 생수나 보리차를 넣어 물리고 생후 6개월부터 젖은 거즈나 고무 칫솔로 치아를 살살 닦아줘야 한다.

유치는 나중에 영구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 4~5세는 스스로 칫솔질을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유치가 빠진 뒤 바로 나기 시작하는 영구치는 미성숙한 상태라 칫솔질하기 어려워 충치가 더 쉽게 생긴다. 짧은 칫솔모를 쓰는 것이 좋다. 잇몸 부위도 잘 닦아야 한다. 아이는 어른보다 충치가 급속도로 악화된다. 이상이 생기면 바로 치과를 찾아야 한다.
건치 비결은 '3분 양치'…젊을땐 충치·노년엔 잇몸질환 신경써야
청소년기, 양치 습관 중요

청소년기에는 음료수나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는 데다 바쁜 일정 때문에 양치질을 거르는 경우도 많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부모와 함께 치과를 꾸준히 방문하다가 청소년이 되면 치과 방문을 끊는 일도 적지 않다. 치아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통계청에 따르면 학교에서 양치질하는 중·고교생은 38.4%에 불과하다. 5명 중 3명이 점심을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았다. 음식을 먹은 뒤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치태가 생기고 치석으로 변한다. 점심시간 이후, 야식 후, 잠자기 전 등 양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덧니 등 부정교합이 있다면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치아가 겹친 부위를 관리해야 한다. 큰 문제가 없더라도 1년에 두 번 정도는 치과 정기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20~30대, 음주·흡연은 구강건강의 적

20~30대에는 턱관절 주변 근육이나 뼈에 이상이 생기는 턱관절 장애 환자가 급증한다. 김선종 이대목동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이를 악물거나 한쪽만 사용해서 씹는 등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습관, 불안감, 우울, 스트레스 등으로 턱과 주변 근육이 긴장하면 턱관절 장애가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턱관절 장애가 심해지면 관절뼈 모양이 변하거나 안면 균형이 무너져 얼굴이 한쪽으로 틀어질 수 있다.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턱 디스크 형태나 위치 이상 등으로 통증이 심하면 약물치료, 물리치료뿐 아니라 외과적 시술도 고려해야 한다.

잦은 흡연과 음주도 20~30대 구강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다. 흡연은 체내 면역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구강 내 온도를 높여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음주도 마찬가지다. 흡연과 음주 뒤에는 꼭 양치질을 해야 한다.

20대 남성은 군대에서 치아 건강을 해치는 일도 많다. 담배를 피우는 일도 많아 세심한 치아관리가 필요하다. 국내 20대 성인 남성 흡연율이 34.8%이지만 군인 장병 흡연율은 40.4%다. 행군이나 화생방 훈련 등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다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지는 치아균열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

훈련 중 치아가 갑자기 부러지거나 빠졌다면 1시간 안에 부러진 치아를 혀 밑에 넣어 의무대를 찾아가야 한다. 치아가 있는 입속이 부러진 치아를 보관하는 최적의 장소다. 우유나 생리식염수로 적신 수건에 치아를 보관해 가는 것도 방법이다. 수돗물에 치아를 보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고광욱 유디치과 대표원장은 “대부분 구강질환과 잇몸질환은 정기 스케일링 치료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며 “휴가를 나오면 1년에 1~2번 이상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과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중장년층, 잇몸 건강 챙겨야

치은염과 치주염은 한국인에게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지난해 치은염 등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300만명이 넘는다. 40대 이상 10명 중 8명이 잇몸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잇몸병이 생기면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잇몸이 붓고 잇몸이 들뜨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고름이나 구취가 생겨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잇몸병이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이 생기는 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잇몸염증을 없애려면 하루 세 번 양치질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3분 동안 양치하고 잇몸 마사지도 꼼꼼히 해야 한다. 칫솔은 45도 각도로 기울여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회전시켜 닦는 것이 좋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 사용도 생활화한다. 6개월에 한 번은 치과를 찾아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노년층, 틀니와 임플란트 관리 잘해야

임플란트나 틀니는 썩지 않는다고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연 치아보다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임플란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임플란트 점막염이 생기거나 임플란트 시술을 한 주위 잇몸에 염증이 생긴다. 염증으로 잇몸뼈가 녹으면 임플란트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평소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임플란트 시술 뒤 염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치태나 치석을 제거하기 위한 치실, 치간 칫솔을 쓰고 스케일링도 해야 한다.

틀니도 마찬가지다. 틀니와 잇몸 사이 마찰이 있거나 틀니가 헐거우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틀니를 끼고 자거나 제대로 씻지 않아도 치석이 생긴다. 평소 틀니 전용 칫솔과 치약을 이용해 양치질을 하고 자기 전에 전용 세정제로 씻은 뒤 적당한 습기가 있는 통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틀니를 했더라도 1년에 한 번은 치과를 찾아 틀니와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도움말=김선종 이대목동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고광욱 유디치과 대표원장, 서울시치과의사회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