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양측 간 충돌방지 주력…행진 방해시 집회방해죄로 처벌

성 소수자들의 축제 '퀴어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 '퀴어 퍼레이드'가 주말인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맞불집회를 예고한 터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충돌 방지에 나선다.

경찰에 따르면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퀴어 퍼레이드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서 진행된다.

부스 행사와 개막 무대를 시작으로 오후 4시30분부터는 약 1만명이 서울광장을 출발, 을지로와 퇴계로를 지나 한국은행 로터리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2.9㎞를 2개 차로롤 행진한다.

경찰에 신고된 참가자는 1만명이다.

행진은 단체별로 준비한 트럭이 앞장서고, 참가자들이 흥겨운 음악과 함께 춤을 추며 뒤따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19일까지 '메인 파티', '퀴어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퀴어문화축제가 이어진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종교 및 보수단체들은 퀴어 퍼레이드가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행사라며 줄곧 반대해 왔다.

보수단체들은 퍼레이드 행사 당일 서울광장 건너편 대한문 광장 등 도심 6곳에서 2만명이 참가하는 동성애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도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에서 무교로를 거쳐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1.5㎞를 행진한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작년 6월28일에는 퀴어 퍼레이드가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들은 서울광장을 행사 장소로 내주지 말라며 서울시를 연일 압박하기도 했다.

축제 주최 측이 신고한 행진을 경찰이 금지 통고했다가 법원에서 옥외집회 금지통고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는 등 법적 공방까지 벌어졌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퀴어 퍼레이드가 예정대로 개최됐다.

경찰은 작년 퍼레이드 당일 기동대 등 60개 중대 4천여명을 투입, 행사 참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 간 접촉을 철저히 차단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행진 차량 앞에 드러눕는 등 돌발행동을 했으나 경찰이 신속히 대응해 큰 문제는 없었다.

올해에도 경찰은 비슷한 인원을 현장에 투입하고, 서울광장 둘레에 질서유지선을 치는 등 양측 간충돌을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퀴어 퍼레이드 주최 측에 지나친 노출 등 보수단체를 자극할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맞불집회를 여는 보수단체에는 퍼레이드를 방해할 경우 집회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경고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