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돈은 따라옵니다"
“먼저 돈을 벌고, 그다음에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은 지난 7일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와 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로 서울 흑석동 중앙대 법학관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성공과 도전’ 특별강연에서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증권업은 진정한 프로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면 돈과 기회를 충분히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외환은행을 택했다. 외환은행은 당시 경영학 전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였지만 개인 역량을 펼쳐보일 기회는 적었다고 강 사장은 회고했다. 그는 “증권업은 능력에 따라 40세에 임원이 될 수도, 만년 과장에 머물 수도 있다”며 “남들이 하려고 하지 않는 일을 먼저 찾아 행동에 옮기고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면 이 업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증권업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강조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자신이 직장생활을 시작할 땐 볼 수 없던 상품이 꾸준히 나오면서 업종이 진화하고 있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강 사장은 “은행처럼 수만명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에서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면 증권회사에 오면 안 된다”며 “꾸준히 공부하고 자신의 역량대로 평가받고 싶다면 증권업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은 회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초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로 양극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점에서 무조건 대형 증권사 취직만 바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강 사장 역시 외환은행을 나올 당시 국내 23개 증권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던 신한증권을 택했다. 그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중소형 증권사 인력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전문성을 쌓아 대형사로 옮기거나 한 분야에서 잔뼈가 굵으면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지금의 청년은 산업혁명 이후 가장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변호사보다 더 판례를 잘 분석하는 로봇이 나올 수 있다”며 “이제까지의 성공 방식을 따르기보단 창의력, 협동심 등을 기르는 게 낫다”고 했다. 토익 점수나 학점 등에도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우리 회사만 해도 학점이나 영어 점수가 조금 더 높다고 그 사람을 좋게 평가하지는 않는다”며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는 사회성과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성, 영업력 등이 인재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