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이 8일 오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흰색 카디건과 검은색 바지, 뿔테 안경을 쓴 다소 수수한 차림으로 서울남부지검에 나타났다.

최 회장은 '자율협약 신청을 주식 매각 전에 알고 있었나', '삼일회계법인 안경태 회장과 어떤 통화를 했는가' 등의 기자들에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청사 안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이 발표되기 전에 이 정보를 파악하고 지난 4월 6∼20일에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전량을 매각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의 이첩으로 사건을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자율협약 신청 발표 전 최 회장이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실사 기관이었던 삼일회계법인 등으로부터 정보를 파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달 11일 최 회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시작으로 검찰은 삼일회계법인, 산업은행 등을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최 회장이 주식을 매각하기 직전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최 회장이 주식을 매각하기 이전 행적을 집중적으로 캐물어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2006년 별세하고서 물려받은 주식의 상속세 약 300억원을 내려고 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으려 주식을 팔았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최평천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