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의 한 섬마을에서 주민들이 젊은 여교사에게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섬 지역 치안 실태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섬 지역은 거리도 멀고 배편도 자주 없다는 고립적 특성으로 치안 수요 자체는 많지 않다"면서도 "워낙 고립됐다는 특성이 있는 만큼 전반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경찰관이 상주하는 섬 지역에 최근 신설된 범죄예방진단팀(CPO)을 투입, 범죄 취약요소나 시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장, 통장 등을 '지역 지킴이'로 둬 경찰과 수시로 공조하는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강 청장은 "섬 지역에는 교사뿐 아니라 보건소 직원 등 혼자 근무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상대로 취약점과 보완책을 살펴보겠다"며 "모든 섬 지역을 점검하기란 불가능하지만 경찰관이 나가 있는 지역은 전수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섬 지역에서는 올 5월 학부모 2명이 낀 주민 3명이 초등학교 여교사에게 술을 먹인 뒤 관사에서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울러 경찰은 최근 여러 강력사건을 계기로 논란이 된 피의자 얼굴 공개와 관련, 일선 경찰서가 아닌 지방경찰청 차원에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꾸려 관련 사안을 일괄적으로 논의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강 청장은 "서울 강남 사건은 정신병력자의 망상에 따른 범행으로 의지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얼굴 공개 의미가 작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수락산 사건은 과거 정신병력이 있었다고 해도 본인 의지가 있었던 행위"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방경찰청 형사과장(총경)을 위원장으로 두고 정신과 의사와 변호사, 전문 수사관 등을 위원으로 하는 위원회 구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강 청장은 최근 유엔에서 처음으로 열린 회원국 경찰청장 회의에 참석했다.

경찰은 앞으로 과학수사 요원을 포함,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경찰관 100명을 파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