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천안역 전경
1935년 천안역 전경
천안(天安)이라는 지명은 고려 태조(왕건) 때인 930년 역사에 처음 등장했다. 왕건은 ‘이곳에 성을 쌓으면 천하(天)가 편안(安)해진다’는 뜻에서 천안부로 이름을 붙였다. 충청·전라·경상도 등 삼남(三南)으로 통하는 교통 중심지 천안은 예로부터 군사적으로도 요충지였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천안은 다섯 마리의 용이 구슬을 다투는 오룡쟁주(五龍爭珠)의 형세로, 왕건은 이곳에 성을 쌓아 후백제 공격을 위한 전초 기지로 삼았다.

1971년 경부고속도로 천안톨게이트 일대
1971년 경부고속도로 천안톨게이트 일대
조선 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까지 천안은 전형적인 농촌도시였다. 전국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지만 단지 거쳐가는 곳에 불과하던 천안이 산업도시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때는 1980년대 초반부터였다. 1982년 수도권 내 공장 신·증축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수도권정비법이 도입된 뒤 수도권 기업들이 잇따라 천안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천안은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이런 지리적 장점이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16년 천안시청 모습
2016년 천안시청 모습
1990년대 초반 성성동에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사업장이 들어섰다. 1990년대 말에는 차암동 성성동 백석동 일대에 51만㎡ 규모의 외국인 전용 산업단지가 조성돼 38개 기업이 입주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천안에 조성된 산업단지는 14개에 달한다. 2004년 고속철도(KTX) 경부선이 개통되고 이듬해엔 수도권전철 1호선이 천안까지 연장되면서 서울과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1963년 6만2800여명의 농촌도시 천안은 인구 62만4308명(올해 초 기준)의 기업 도시로 성장했다. 충남 전체 인구(208만명)의 30%를 차지하는 중부권 최대 산업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천안=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