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모습만 찍혀도 용의자 찾는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얼굴 일부만으로 용의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3D(3차원) 얼굴인식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밝지 않은 조명 속에서 촬영된 사진 얼굴을 선명하게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경찰은 구속된 피의자의 기존 2D(2차원) 얼굴 사진을 3D로 전환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다음달까지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 등이 늘어나면서 범죄 현장에서 촬영된 용의자의 영상이 적지 않은 데도 기존 2D 사진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3D 얼굴인식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은 CCTV나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에 피의자의 정면과 측면이 찍히지 않으면 전과 경력 등을 DB로 검색하기 어렵다.

경찰에 따르면 3D 얼굴인식시스템에 2D로 찍힌 얼굴 사진을 입력하면 얼굴 표정 등을 자동으로 예측한다. 예측된 정보를 기반으로 3D 얼굴 영상으로 변환시킨 뒤 DB에 저장한다. 이렇게 되면 범죄 현장에서 촬영된 용의자 얼굴 일부분만으로 빠른 시간 내 DB 검색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경찰은 연말께 강도 절도 공갈 등 9대 범죄를 저질러 구속된 피의자의 2D 사진 자료를 3D로 변환하는 작업을 한 뒤 같은 수법의 범죄 등이 발생하면 수사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찰은 CCTV 화면이 어두워 얼굴 식별이 어려울 때 자동으로 영상을 보정하는 ‘저조도 얼굴영상 인식기술’도 개발 중이다. 경찰과 구청 등이 운용하는 기존 CCTV 등은 조도(밝기의 정도)가 낮아 사건 발생 초기 용의자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업만으로는 어두운 밤에 찍힌 CCTV 화면까지 선명하게 보정하는 기술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게 경찰 안팎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선 200룩스(lux) 수준의 저조도 영상을 보정하는 수준이어서 어두운 밤(10~50룩스)에 찍힌 영상까지는 판별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200룩스는 일반적인 형광등 조도(300~500룩스)보다 어두운 느낌이 드는 수준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