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찬석·이종근·박현주 검사, 국내 첫 1급 공인전문검사
국내 첫 1급 공인전문검사가 탄생했다. 문찬석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사법연수원 24기), 이종근 수원지검 형사4부 부장검사(28기), 박현주 부산지검 형사3부 검사(31기)가 주인공이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30일 ‘제4회 공인전문검사 인증심사위원회’를 열고 문 지청장 등 세 명을 1급 공인전문검사 ‘블랙벨트’로 인증했다고 6일 발표했다. 2013년 도입된 공인전문검사제는 다양화·전문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쌓은 검사들을 심사해 전문검사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1급은 블랙벨트, 2급은 블루벨트로 불린다. 지난해까지 전체 검사 2000여명 중 101명이 블루벨트 자격을 얻었다. 대검 관계자는 “올해 13개 분야에서 검사 15명이 블랙벨트를 신청했는데 이 중 세 명만 심사에 통과했다”며 “경력과 전문지식, 실무경험, 복무평가, 인품, 전문분야 대내외적 평가 등을 종합해 심사했다”고 밝혔다.

시세조종 분야 블랙벨트로 뽑힌 문 지청장은 2013년 서울중앙지검 초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으면서 수사 부처 간 협업 시스템인 ‘패스트트랙’ 제도를 정착시켰다. 패스트트랙은 검찰의 조기 개입이 필요한 긴급한 증권범죄에 대해 금융당국의 고발절차 없이 즉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에는 초대 서울남부지검 제2차장검사로 금융조사1·2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이끌었다. 남부지검을 ‘금융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조기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

이 부장검사는 유사수신·다단계 분야 1급 공인전문검사로 인증받았다. 그는 9만명을 대상으로 2조원의 돈을 가로챈 제이유그룹 등 6개 다단계 사기업체를 수사해 주범 31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관련 사건 80건을 처리했다. 지난 3월에는 증권 투자를 빙자해 240억원대의 유사수신 행위를 한 부부 사기범을 직접 수사해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박 검사는 ‘안양 비산동 발바리 사건’ 등 굵직한 성폭력 사건 800여건을 해결하며 성폭력 분야 1급 공인전문검사로 이름을 올렸다. 가해자는 성폭력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피해자는 행방불명돼 혐의 입증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가 상담을 받은 전국의 성폭력상담소 등을 직접 확인해 증거로 제출했고, 가해자를 법정구속시켰다. 이 공로로 박 검사는 2012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로부터 ‘여성인권보장을 위한 디딤돌’로 선정됐다. 박 검사는 “수사는 성의를 다한 만큼 결과물로 표현된다”며 “후배 검사들에게 경험과 수사기법 등을 전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블루벨트로 불리는 2급 공인전문검사에는 ‘무학산 살인사건’ 피의자를 밝혀내 구속기소한 안희준 창원지검 마산지청 형사2부장(30기) 등 44명의 검사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