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높아 7월 발생해 오래 지속 예상…조기 대응 불구 대규모 피해 우려

올해 남해안 적조가 심상치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연일 30도가 웃도는 이른 무더위 탓에 수온이 높아 적조 유해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일찍 발생하고 오래갈만한 조건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적조 출현 기간이 길면 그만큼 피해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 수산당국과 양식어민이 벌써 긴장하고 있다.

4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5월 들어 남해안 일대 수온이 평년보다 0.5∼1도 높은 19도 안팎을 기록했다.

아직 적조생물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른 무더위 여파로 예년보다 2주 정도 이른 7월 중순께 적조생물이 출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짧을 것으로 예보돼 코클로디니움이 일찍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장마가 길면 영양염류 유입 영향으로 바다 연안에 발생하는 무해성 적조가 코클로디니움 출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마가 짧으면 그런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여름 후반부터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적도 부근 서태평양의 온도가 높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예상돼 적조현상이 지속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바다 연안에 무해성 적조생물이 번성하면 코클로디니움은 맥을 못 추는 경향이 있고, 라니냐 현상은 우리나라 바다 수온을 높이기 때문에 코클로디니움이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적조 조기 발생 전망에 따라 양식장이 많은 경남에서는 예년보다 빠르게 적조 대응에 나섰다.

평년에 5월 정도에 적조 대응체제를 갖췄다면 올해는 지난 2월부터 적조 발생에 대비한 사전 대응 전략회의를 여는 등 적조 조기 출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년간 경남 남해안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에 7월 적조가 발생했는데, 8월 발생 때보다 적조 지속기간이 길고 피해도 큰 편이었다.

이 중에서도 적조 발생이 빨랐던 2013년에는 7월 18일부터 9월 5일까지 적조가 지속했다.

당시 양식어류 폐사규모는 242건 2천506만마리로 피해액이 무려 216억9천여만원에 이르렀다.

2014년에는 7월 24일에 적조가 발생해 10월 17일까지 86일간 적조가 계속됐다.

이 기간 수산당국과 어민은 애간장이 탔지만 피해는 2013년보다는 적은 63억2천여만원을 기록했다.

8월 2일 적조가 발생해 22억7천여만원의 피해를 낸 지난해보다 7월에 적조가 발생한 2013년과 2014년에 피해가 컸다.

도는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7월 중순에 적조 출현이 예상되는 올해는 적조 대비 체제를 앞당겨 구축했다.

양식어민이 스스로 어장을 지킬 수 있도록 각종 교육을 진행하고 어가별 상담과 어류 재해보험 가입 권유도 활발하게 했다.

어민이 시·군을 방문해 신고하던 종묘 입식 신고절차가 번거로운 점을 고려해 '이동식 종묘입신 신고센터'를 운영해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도 제공했다.

적조 발생 전에 충분한 황토를 확보하고 전해수 황토살포기 등 공공방제 장비 보수·보강, 적조 조기 발견 상시 감시체계 구축, SNS를 활용한 어장예찰 결과 실시간 제공 등 대책도 마련 중이다.

지난달 31일에는 통영 연명해역에서 해군 군수지원정이 참여해 중형 황토살포기를 활용한 적조 방제 시연회도 열었다.

적조 발생 초기에 초동방제에 나서 적조 확산을 막는 대규모 사전 모의훈련도 7월 초 시행할 계획이다.

적조 발생 예상 시기인 7월부터는 주 2회 이상, 적조가 발생하면 매일 예찰 활동을 벌여 적조 발생과 확산경로를 파악해 방제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한다.

도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올해는 평년보다 3개월 이상 빨리 적조 대응전략을 세웠다"며 "적조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