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국가인권위 진정서 제출

서울메트로 뿐 아니라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도 '관피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도시철도에서 승무·사무직으로 일하다가 정비 자회사로 옮겨 처음 스패너를 쥐었지만 새로 채용된 젊은 직원들보다 연 4천만원 혜택을 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의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맡은 서울도철ENG에는 직원 174명 중 도철 퇴직자가 27명이다.

이 중 14명에게는 도철 수준의 임금과 복지가 적용된다.

대부분 50대인 이들에게는 도철에서 보전금을 지급한다고 해서 '보전자'라고 불린다.

13명은 '보전자'였다가 정년퇴직 후 계약직으로 재고용됐다.

도철 퇴직자와 자회사 채용 직원은 같은 일을 하지만 월급보다 복지 혜택까지 천지차이다.

차별은곳곳에서 세밀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서울도철이 도철ENG와 계약 금액을 삭감하며 공채 직원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 조에서 일하는 도철 퇴직자들은 도철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성과급을 받았다.

퇴직자들은 직책을 맡지 않아도 15만∼20만원을 받는 등 사실상 직책 수당을 받았다.

임금구조 개편으로 복지포인트와 명절격려금 등이 폐지됐지만 퇴직 직원들에게는 계속 지급됐다.

작년부터 도철ENG 직원들은 지하철 무료 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없게 됐지만 '보전자'들은 여전히 이용할 수 있다.

퇴직자들은 대부분 전동차 정비와는 무관한 일을 하다가 넘어왔지만 도철에서 일한 시간을 그대로 인정받았다.

반면, 공채 직원들은 예전 전동차 정비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정년 연령도 공채 직원은 61세이지만 퇴직자들은 63세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은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이와같은 내용으로 서울도시철도ENG와 서울도시철도를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같은 사업장에서 동일 업무나 동일가치 노동을 하는데 도철 퇴직 직원들에 비해 공채 직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철도ENG 노조 한태희 전동차정비본부장은 "신입사원(7급)이 연간 받는 총액이 2천300만원대인데 같은 일을 하는 퇴직자들은 연 7천만원 가까이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 구조에서는 공채 직원들은 오래 근무한다고 해도 앞으로 연봉이 오를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도철ENG가 자회사지만 도철과 1년 단위 계약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건비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한태희 본부장은 "말만 자회사지 용역과 다를 바가 없다"며 "자회사는 중간 관리자 자리를 보전하려는 안일 뿐 법인세 등 비용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직영화를 요구하며 "자회사 운영에 따른 부대비용을 인건비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