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 검출은 주목할 연구성과"
지카 발생국 방문 후 2개월, 감염 6개월 동안 '금욕' 당부


한국인 지카바이러스 감염자의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질병관리본부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질본은 이런 사실을 직접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질본 관계자는 3일 "지카 바이러스 환자 중 본인이 동의한 경우에 한해 정액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당 환자의 정액에서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정액검사가 환자의 개인적인 프라이버시와 관련이 있는 만큼 정액 속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방역 당국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같은 이유로 정액검사 실시 여부와 결과는 기존의 다른 환자나 앞으로 발생할 환자 모두에 대해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본은 의심환자에 대해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해 한가지에서라도 양성 반응이 나오면 감염자로 확정하고 있지만, 정액검사는 확진 환자 중 동의한 경우만 실시하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 중 1명의 정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RT-PCR)와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통해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고 밝혔다.

질본 관계자는 "정액에서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를 검출해 낸 것이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이긴 하지만, 환자의 정액 속에 지카바이러스가 남아있다는 것 자체는 언론에 공표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발생국 방문자와 감염자에게 성관계를 통한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책임자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이 새로운 감염병에 주의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공익 목적의 중요 정보는 공개하는 게 옳다"며 "다만, 환자의 프라이버시도 중요한 만큼 이해를 구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질본은 권고안을 통해 지카 발생국 방문자는 최소 2개월, 환자는 최소 6개월 금욕생활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지카 발생국 방문자에 최소 2개월간 금욕생활을 하거나 성관계 때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행동지침은 만약 환자의 배우자 등이 임신 중이라면 임신 기간 내내 지켜야 한다.

확진 환자의 경우 최소 6개월간 금욕생활 혹은 콘돔 사용이 권고된다.

지카 발생국은 2007년 이후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다.

질본은 홈페이지(www.cdc.go.kr)에서 발생국 64개국을 공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