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및 인테리어 업체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뒷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분식 프랜차이즈 '아딸' 전 대표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4부(최재형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아딸 전 대표 이모(47)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과 달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이씨는 2008년∼2012년 가맹점에 식자재 납품과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대가로 업자들에게서 총 61억여원을 받고 회삿돈 8억8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 기소됐다.

업자들은 이씨에게 "매달 가맹점에 납품한 식자재 매출액 중 8%를 주겠다", "인테리어를 맡기면 가맹점 면적에 따라 평당 20만~25만원을 주겠다"고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이씨가 받은 금액 중 29억4천여만원이 실제 식자재 가격이었다고 보고 총 31억7천여만원을 뒷돈으로 인정했다.

아울러 "수수한 금액이 매우 크고 이씨의 행동으로 가맹점 사업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됐을 수 있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1심에서 뒷돈으로 인정된 금액 일부가 부정한 청탁과 연관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혐의 액수를 다소 낮췄다.

이에 따라 뒷돈으로 인정된 금액은 30억2천여만원으로 줄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오랜 기간 많은 돈을 받았다"면서도 "횡령한 금액은 모두 회사에 돌려주고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1심에서 27억3천여만원이었던 이씨의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30억2천여만원으로 다소 늘었다.

1심이 추징금을 정하면서 일부 범죄수익을 누락했다는 검찰 주장이 인정된 것이다.

한편 2002년 설립된 아딸은 전국 점포 수가 1천여개에 달한다.

분식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