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창업현장 체험해보자"…서울대, 미국·중국에 100명 보낸다
학생들이 계절학기에 중국 벤처창업도시 선전과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행해보는 수업이 서울대에 개설된다. 학생들은 2~3주 동안 선전과 실리콘밸리에 머물며 현지에서 재료와 부품을 구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한 제품을 제작한다. 견학과 강연 위주의 기존 해외탐방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창업생태계를 몸으로 경험하게 하려는 시도다.

서울대는 오는 겨울학기부터 학생들이 선전과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과 창업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SNU 인 선전’ ‘SNU 인 실리콘밸리’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2012년부터 시작된 해외탐방 수업 ‘SNU 인 월드’의 ‘창업판’이다.

서울대는 매년 200여명을 뽑아 미국 워싱턴DC,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 9개 도시에 보내 현지 대학 및 기업에서 강연을 듣고 탐방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올 하반기에 새로 개설하는 해외 창업 프로그램의 선발인원은 선전 50명, 실리콘밸리 50명 등 100명가량이다.

‘SNU 인 선전’ 프로그램에서는 알리바바 샤오미 DJI 등 창업 성공신화를 쓴 중국의 창업 생태계를 체험할 기회를 학생들에게 준다. ‘어떤 부품이라도 반나절이면 구할 수 있다’는 선전은 하드웨어 창업의 성지로 꼽힌다. 중국의 대표적 전자기업인 화웨이와 드론분야 세계 1위 기업 DJI의 본사가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세계 최대 전자상가 화창베이에서 부품을 구해 제품으로 제작하고 선전 내 유명 기업을 찾아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는다.

실리콘밸리에서도 같은 수업이 이뤄진다. 서울대 학생들은 실리콘밸리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창업가들을 만나 강연을 듣고 유명 정보기술(IT) 기업을 견학한다.

서울대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학생들의 창업열기를 반영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대 경력개발센터가 지난 4월 발표한 ‘서울대 학부생 진로의식조사’에 따르면 서울대생은 10명 중 1명꼴로 졸업 후 창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일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창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학생들이 글로벌 창업 현장을 보고 느낄 기회가 없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선전과 실리콘밸리에서의 경험은 학생들에게 창업에 대한 열정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