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취임 후 충북 공식 방문 처음…이틀동안 8개 일정 소화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달 3~4일 충북을 방문한다.

1박2일의 짧은 기간에 청주와 보은, 영동을 찾아 8개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을 계기로 '충청권 대망론'이 부상한 상황에서 박 시장이 충청지역 공략을 통한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3일 오전 충북도교육청 직원 300명을 대상으로 '소통·혁신·협치로 바꿔가는 서울교육'을 주제로 1시간 20분 동안 강연한다.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월례조회 때 저명인사를 초청해온 충북도교육청의 요청을 박 시장 측이 수락한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서울시-서울시교육청의 유기적 협력 관계 비결을 듣기 위해 박 시장을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 김병우 교육감이 도교육청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박 시장을 초청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시장은 도교육청 강연을 마친 뒤 임해종 전 증평·진천·음성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4·13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충북지역 더불어민주당 낙선자 5명과 청주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한다.

오후에는 오는 9월 청주에서 열리는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을 위해 더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와 업무협약을 한다.

이어 더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충북도당 간담회에 참석하는 일정도 잡혀 있다.

이어 박 시장은 보은군청과 영동군청을 잇따라 방문해 이들 지자체와 문화, 관광, 체육, 귀농귀촌, 농특산물 등 5개 분야 상생발전을 위한 우호협약을 맺는다.

서울시는 그동안 전국 지자체 20여 곳과 비슷한 내용의 우호 협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방문 이틀째인 오는 4일에는 청주 두꺼비생태공원을 방문한 뒤 충북NGO센터를 찾아가 청년·대학생 50여명과의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다.

박 시장이 광폭 행보를 펼치며 충북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박 시장의 처가가 영동이라는 점에서 이번 충북 방문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해 4월 한식을 앞두고 부인 강난희씨와 함께 영동군 매곡면 노천상리 장인 묘소를 찾았다.

그러나 이때에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려했다.

당시 연합뉴스 기자가 취재에 나서자 약속해놨던 친지들과의 저녁을 취소하기도 했다.

불과 1년 때와 비교해 충북 방문 행보가 달라진 것이다.

박 시장은 최근 광주를 방문해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며 대권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지역 정가에서 이번 충북 방문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이유다.

(서울·청주연합뉴스) 박재천 최윤정 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