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에 준하는 정부 위원회의 ‘재정 결정문’은 공시송달로 전해선 안 된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공시송달이란 문서를 보관하고 있으니 찾으러 오면 주겠다고 정부 홈페이지에 게시 등으로 알리는 방법이다. 공시송달 후 60일이 지나면 당사자에게 문서가 전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정모씨는 2010년 김모씨를 상대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신청을 냈다. 김씨의 공사 소음으로 자신이 키우던 송아지가 죽었다는 이유에서다. 위원회는 ‘김씨가 정씨에게 200만여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뒤 재정 결정문을 김씨에게 공시송달했다. 정씨가 확정된 결정 내용을 토대로 김씨의 재산을 압류하자 김씨가 이번 소송을 냈다.

대법원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재정결정문의 공시송달을 문제 삼으며 정씨가 김씨 재산을 압류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민사소송법은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갖는 화해권고 결정의 결정서 정본을 공시송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재정 결정문도 공시송달할 수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