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이태원초등학교에서 열린 ‘세계시민교육 대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여러 나라의 인사법을 배우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27일 서울 이태원초등학교에서 열린 ‘세계시민교육 대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여러 나라의 인사법을 배우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을 한국에 동화시키는 것이 다문화 교육의 목적이 아닙니다. 한국과 다른 문화권 출신 아이들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주는 게 중요합니다.”

27일 서울 녹사평로 이태원초등학교에서 열린 ‘제2회 세계시민교육 대축제’ 행사에서 만난 서경수 교장(사진)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충돌이 줄어들고 글로벌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날 축제에서 학생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놀이와 의상, 인사말 등을 배우고 체험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 없애기와 장애인 인권보호 및 배려, 화합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서경수 이태원 초등학교 교장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 키워줘야"
이태원초등학교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전교생 385명 중 약 13%인 50여명이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학생이다. 한국어 교육 등 다문화 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부강사를 채용해 과목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 교장은 2014년 부임한 이후 학교 운동장에 태극기와 함께 각 나라 국기를 1주일씩 게양하도록 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에 적응하는 것 못지않게 출신 국가에 대한 애정과 글로벌 균형감각을 배워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서 교장은 다문화 학생이 한국어 인사말과 일상대화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뾰로롱 한글놀이’를 학생들과 함께 개발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스승의 날’(5월15일)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교장실 벽에 전교생의 사진을 프린트해 붙여두고 지낸다는 그는 “단순히 한국어를 익히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다문화 학생 스스로 역량을 키워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