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까지 초청공연 통해 평가…수석객원지휘자도 물색

지난해 12월 사임한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후임 후보군이 국내외 지휘자 10여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은 후보 명단에 오른 지휘자들을 올해 하반기 이후 시향 공연에 초청, 지휘봉을 맡겨본 뒤 다방면으로 평가해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26일 서울시와 서울시향에 따르면 시향의 차기 예술감독 선임을 위해 지난 3월 구성된 '지휘자 추천 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가 전날 저녁 제7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말까지 서울시향과 함께 공연하며 평가를 받을 예술감독 후보군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문위가 이달 초 열린 회의를 통해 후보군을 30명선으로 좁혔으며, 공연일정 등을 고려해 25일 회의에서 이를 다시 10여명으로 압축했다고 설명했다.

자문위는 예술감독 외에 수석객원지휘자 후보도 10명 이내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객원지휘자는 예술감독보다 먼저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석객원지휘자는 예술감독 인선이 장기화될 경우 서울시향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시향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이들 후보를 초청해 함께 공연하면서 관객의 반응과 단원들과의 호흡, 전문가 평가, 후보 본인의 만족도 등을 두루 살피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후보 한사람과 한차례 공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두세차례 맞춰 보며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가 결과를 종합해 최종 후보가 정해지면 서울시향 이사회 의결, 서울시장 추인을 거쳐 예술감독이 확정된다.

다만 당사자가 기존에 다른 연주단체와 한 계약 내용 등에 따라 최종 부임 시기는 현시점부터 2∼3년 이후가 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후보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단계는 아니고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기본적인 자료를 받아서 스크리닝하고 일정을 조율해보는 수준"이라며 "후임으로 올 만한 사람은 2∼3년씩 계약돼있기 때문에 기존 계약 연장 여부를 고려하는 시점에서나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문위는 서울시향 대표이사의 자문기구로 지난 3월 설치됐다.

서울시향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예술감독 선정의 기본원칙을 설정하고 후보군을 검토·압축하는 등 차기 감독 선정 전반에 대한 자문을 맡는다.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최흥식 대표이사를 비롯해 음악계 전문가 등 서울시향 내외부 인사 7명으로 구성됐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자문위원 명단은 비공개로 한다.

이와 관련, 서울시향 측에서는 역대 객원지휘자 등을 포함해 차기 음악감독 후보군 풀을 구성해 방향성을 정하는 단계에 있으나 후보군을 특별히 한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후보자와 서울시향이 공연을 통해 호흡을 맞춰 보면서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허설 테크닉 등 무형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인선 과정 또한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게 된다고 전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지휘자와 음악감독은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시장이어서 깔끔하게 계약을 (맺고 끊고) 하기가 어렵고 서로 교감을 통해 의향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자를 객원으로 초청해 연주를 맞춰 보고 반응이 좋으면 다시 부르고, 상대방에서도 서울시향과 연주가 좋으면 다시 초청에 응하는 과정을 거쳐 서로 뜻을 확인하는 식"이라며 "이런 과정에서도 후보군은 언제든 오픈돼있어 새로운 좋은 후보가 나오면 언제든지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