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여성 혐오 규탄 기자회견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추모 행사에 참여한 여성들을 상대로 인터넷 상에서 '신상 털기'와 악성 댓글 등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여성단체들이 경찰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살해된 여성의 추모집회에 참석하고 차별과 폭력을 말하는 여성들의 사진이나 신상정보가 노출되고 이에 대한 악성 댓글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여성에 대한 명백한 혐오의 표현이며 폭력"이라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폭력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경찰은 사진 유포 및 신상 털기 등 위협에 즉각 개입하고 중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이번 사건 대책으로 정신질환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취약지역 예방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일상에 스며있는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간과하는 조치이자 또 다른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을 생산하는 무지한 행동"이라며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변화를 위한 말하기는 계속돼야 한다"며 "추모 참여자에 대한 인권침해 신고 창구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사례를 수집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혐오와 폭력의 악순환을 중단하기 위한 법·제도적 접근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