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열풍 속 주목받는 중년의 두 얼굴"

최근 몇 년 사이 아저씨가 변형된 '아재'와 '개저씨'란 용어가 등장했다.

아재는 '아저씨'의 낮춤말이고 개저씨는 '개'와 '아저씨'를 합한 속어다.

아재와 개저씨의 어원인 '아저씨'는 주로 중장년층이다.

20대 초중반 군 장병에게 '군인 아저씨'라고 부르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아저씨는 분명 젊은 피는 아니다.

직장에서는 부장급이고 가정에서는 10대 이상 아들딸이 있는 가장이다.

하지만 SNS상에서는 '아재개그', '아재파탈' 등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이제 대중문화를 읽는 주요 코드가 됐다.

23일 인공지능 전문기업 다음소프트는 2011년 1월 1일∼2016년 5월 18일까지 블로그(7억1천697만7천511건)와 트위터(91억8천315만6천885건) 등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올라온 글들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아저씨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아재' 언급량은 2011년 1만8천390회에서 지난해 48만3천186회를 기록해 27배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8일까지 집계된 언급량만 84만7천939회로, 지난 한 해의 2배에 달했다.

'아재'의 연관어로는 '아재개그'(19만497회)가 언급량 1순위에 올랐다.

아재개그는 주로 한물 지난 듯 썰렁한 말장난이지만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해 올해만 13만여회 언급됐을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밖에 아재와 옴므파탈을 합한 '아재파탈'(1천16회), 방송에서 아재개그를 구사하며 화제가 된 '오세득 셰프'(1천616회) 등도 언급됐다.

'아재' 관련 감성어도 긍정적이다.

'좋아하다'(3만6천271회)에 이어 '사랑'(2천515회), '웃음'(2천856회), '꿀잼·재밌다'(2천309회) 등이 순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개저씨'는 '아재'와 마찬가지로 아저씨의 다른 표현이지만, 두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개저씨'의 언급량은 2011년 159회로 미미하다가 지난해 7만6천766회로 폭증했다.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개저씨는 주로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젊은 여성들을 훑어보는 시선을 보내는 중년 남성을 비난할 때 쓰였다.

트위터 등에서는 '개저씨 경험담', '개저씨 눈빛 퇴치법' 등이 공유되면서 언급량도 급격히 늘었다.

한 트위터리안이 올린 글("개저씨 눈빛 퇴치법을 조금 알았다.

똑바로 응시하고 똑같이 몸을 훑어준다")은 699회 리트윗됐다.

'개저씨' 연관어로는 '성희롱·성추행'이 4천53회 언급돼 1순위에 올랐다.

이어 '꼰대'(2천136회), '회식'(1천431회), '한남충'(한국남자를 비하하는 속어·1천196회)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함께 언급됐다.

감성어 역시 '스트레스'(927회), '여혐'(690회), '욕'(541회), '혐오·경멸'(513회) 등으로 부정적이었다.

다음소프트는 "지난해부터 복고 바람과 함께 중년이 주목받으면서 '아재'와 '개저씨'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며 "진지하면서도 친근함을 주는 '아재'와 달리 '개저씨'는 소통이 안 되고 권위주의적인 일부 기성세대를 비꼬면서 지난해 언급량이 330%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