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봄어기 매일 172척→2014년 212척→작년 329척
해경 "북한과 인접한 지리적 한계 탓 단속 어려워"


봄어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출몰하는 중국어선이 최근 2년 간 100% 가까이 급증했다.

해경은 서해 NLL에 출몰하는 중국어선이 불법조업을 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지만 북한과 인접한 지리적 한계 탓에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다.

22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서해 NLL에 출몰하는 중국어선은 중국 랴오닝성의 대련·동강·단둥 선적이 대부분이다.

10∼60t급 목선으로 주로 저인망식 조업을 한다.

4월 초 백령도 북서방에서 멸치나 까나리를 불법으로 잡다가 4월 중순이 되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꽃게를 쓸어간다.

6월 이후에는 다시 소청도 남동방 해상으로 이동해 꽃게나 잡어를 잡는 식이다.

이들 중국어선은 남북이 서해에서 NLL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특수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서해 NLL 남쪽 해역에서 조업하다가 나포 작전에 나선 우리 해군이나 해경 경비함정이 보이면 북한 해역으로 도주한다.

10㎞ 안팎인 서해 NLL을 넘어가는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특히 연평도 북방 해상의 경우 NLL과 불과 1.4∼2.5㎞가량 떨어져 있다.

북한 해안포와 함정에 항상 노출돼 있어 해군이나 해경의 단속작전도 제한적이다.

중국어선들은 미처 달아나지 못했을 때는 쇠창살이나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강하게 저항한다.

봄어기인 2013년 4∼6월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레이더망에 포착된 중국어선 수는 총 1만5천560척이었다.

매일 중국어선 172척이 서해 NLL에서 조업한 것이다.

이듬해인 2014년 봄어기에는 1만9천150척(하루 평균 212척), 2015년에는 2만9천640척(하루 평균 329척)으로 2년만에 100% 가량 급증했다.

해경 관계자는 "서해 NLL 인근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입어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조업 어선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해경은 최근 중국 내 수산물 소비가 늘면서 현지 꽃게 가격이 급등하자 꽃게철 서해 NLL에 등장하는 중국어선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꽃게 가격은 2014년 1㎏당 3천500원에서 2015년 1만원으로 크게 올랐고 올해에는 3만원으로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꽃게철만 되면 서해 NLL을 장악하는 중국어선 탓에 연평도 등 인천 지역 꽃게 어획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2013년 꽃게 어획량은 9천984t이었지만 이듬해 9천499t으로 5% 줄어든 뒤 작년에는 6천721t으로 30% 가까이 급감했다.

올해 4월 꽃게 어획량은 17만1천24㎏으로 지난해 같은 달 76만6천353㎏에 비해 77.7%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인천 지역 꽃게 어획량이 최근 계속 감소하는 데는 수온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하지만, 실제 조업을 하는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연평어장 등지에서 꽃게 어획량이 급격히 줄자 중국어선들은 한강 하구인 강화도 교동도 서남쪽 해상까지 치고 들어왔다.

해경 관계자는 "강화도 교동도 인근 일부 해상은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립 지역이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부터 대청도와 연평도 인근에 소형정 1척과 중형함정 1척을 각각 추가로 배치했다"며 "해군과 수시로 합동 특별단속을 벌여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