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 부착된 ‘묻지마 살인 사건’ 추모 메모 십여장을 20일 낮 12시 반께 고의로 훼손했다. 한경닷컴 뉴스랩의 실험적 뉴스브랜드 ‘뉴스래빗’은 VR카메라로 촬영한 3차원 영상(QR코드 참조)에서 이 같은 장면을 포착했다.

뉴스래빗 영상에서 회색 반팔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은 3~4회에 걸쳐 추모 메모를 떼어낸 뒤 자신의 크로스백에 담았다. 대신 ‘포스트잇 제거 장당 1000원에 제거요청 받았습니다. 꼭 입금해주셔야 합니다. 받은 돈은 대출금 갚는 데 쓰겠습니다’라는 메모를 붙여놓고 사라졌다.

그 후 20여분 만에 디시인사이드 ‘대출 갤러리’ 커뮤니티에 해당 인증사진이 올라왔다. 인증 사진과 함께 “입금해줄 일베 고용주분 계신가요?”라고 성공 보수 요구글을 올렸다. 약 1시간40분 뒤 같은 작성자는 ‘포스트잇 철거비 1만3000원 입금 확인했습니다’라는 확인글을 다시 올렸다. 추모 메모 13장을 훼손한 대가로 1만3000원을 받았다고 확인한 것이다.

김민성/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