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 모인 육군 11사단 부부 군인들.
한자리에 모인 육군 11사단 부부 군인들.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만삭인 아내가 걱정될 텐데, 같은 사단에 있으니 덜 불안합니다.”

손상익 육군 15사단 GOP대대 작전과장(소령·35)은 같은 사단 보급수송대대에 있는 아내 최애지 중사(29)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일반전초(GOP) 근무가 세 번째인 손 소령은 둘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를 한 달에 두 번 있는 휴가 때만 볼 수 있지만 같은 사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손 소령 부부처럼 같은 사단에 있지만 남편이 최전방 GOP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부부 군인이 강원지역에만 여섯 쌍 있다.

육군은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군인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육군의 군인 부부는 모두 1570쌍이다. 이 중 11사단에는 무려 20쌍의 군인부부가 함께 근무한다. 육군 11사단 인사참모처의 임형욱 대위(33)는 예하 여단에서 보안업무를 하는 아내 홍서희 중사(34)가 늘 든든하다. 일하다가 막힐 때면 부대 현안을 잘 아는 홍 중사가 유용한 조언을 해주기 때문이다. 임 대위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니 서로 업무에 대해 조언해주기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코치 역할도 해줘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군수사령부에서 함께 근무하는 김윤산 소령(34)과 김정혜 중사(30) 부부는 “서로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를 더욱 조심하게 되고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다”며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장점을 말했다.

11사단의 전덕호 대위(31)와 권연주 중사(27) 부부는 2014년 결혼할 때 신혼여행을 가지 않았다. 중대장인 전 대위가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권 중사가 신혼여행을 가지 말자는 말을 먼저 꺼내 남편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한다. 21사단의 윤진혁 상사(34)와 조은주 중사(30) 부부는 남편인 윤 상사의 GOP 근무로 혼인신고만 하고 미뤄둔 결혼식을 다가오는 국군의 날에 올릴 예정이다.

육군은 군인 부부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군인 부부가 결혼 이후 5년 동안 같은 부대나 인접 부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부부가 가사를 분담하도록 남군도 육아휴직을 낼 수 있게 했고 휴직기간은 진급 최저 복무기간에 포함해 진급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