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부터는 주민센터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뗄 때 원하지 않으면 본인이나 부모님의 이혼 사실, 개명 여부 등을 제외할 수 있다. 입양 여부 등 필요한 내용만 기재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는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면 개인 정보들이 상세히 공개됐다. 이혼, 입양 등 노출을 원하지 않는 정보가 공개돼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민감한 정보를 뺀 일부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일부’라는 표현으로 인해 ‘뭔가를 숨긴다’는 부정적 인식을 낳아 거의 통용되지 못했다.

개정 법률안은 기존 증명서들을 크게 ‘일반증명서’와 ‘상세증명서’로 나눴다. 일반증명서에는 원칙적으로 필수 정보만 기재하도록 했다. 가족관계증명서의 일반증명서에는 현재 배우자와 자녀만 기재되고, 혼인관계증명서의 일반증명서에는 현재 혼인관계만 들어간다. 과거 혼인관계나 이혼 등을 확인하려면 상세증명서를 떼야 한다. 이때 발급을 원하는 사람은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신청인의 사용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정보만 선택하는 ‘특정증명서’ 발급도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A씨와 B씨가 부모-자식 관계인 것을 증명하고 싶으면 이들 두 명만 나온 가족관계증명서만 떼는 식이다.

개정 법률안에는 또 출생 사실이 명백히 증명되지 않은 출생신고는 가정법원이 사실을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금까지는 출생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울 때 두 명의 성인이 보증하면 신분관계 등록을 허용해 주는 ‘인우보증제도’를 시행해왔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