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거가대교 연결시 관광활성화"…지역분위기에 눈치 보며 '속앓이'

조선 불황에 따른 한파에 노출된 거제시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관광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최근 '밀양 신공항'을 다시 확인한 경남도와 달리 거제에선 부산 가덕도 신공항-거가대교 코스를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거제는 제주도보다 더 뛰어난 관광지가 될 것이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앞두고 거제시 관계자들이 하는 말이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외국인은 물론 영남권과 수도권 관광객들이 한층 쉽게 거제에 접근할 수 있게 돼 제주를 뛰어넘는 '국민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잔뜩 담겼다.

하지만 경남도 등이 밀양 신공항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어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영남권 신공항 얘기가 나올 때마다 거제시의 입장은 없었다"며 "주민들은 지금도 그렇고 이전에도 가덕도를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거제시와 인접한 통영시도 거제시와 입장은 비슷하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거제시 및 통영시 등 남해안 관광도시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가덕도를 희망하지만 경남도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상황에서 경남도 입장을 외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거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수주 제로(Zero)'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광산업 활성화가 새로운 돌파구를 안겨줄 것이란 기대가 커가는 것이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거가대교를 타면 곧바로 거제시와 연결돼 남해안 절경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시 주장이다.

관광객들은 거가대교를 지나자마자 장목면과 지세포 대규모 리조트에 여장을 풀고 시내 관광과 섬 관광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제시는 신공항과 함께 거제까지 연장운행할 남부내륙철도 역시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거제시가 가덕도 신공항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는 조선업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이 당장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회복된다고 해도 이전처럼 호황을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럴 경우 조선업계가 시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도 이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조선업'과 '관광산업'을 경기 회복의 두 축으로 삼았다.

시는 학동케이블카 설치와 장승포 유원지 조성, 거제자연생태 테마파크 조성 등 관광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장승포에서 가까운 지심도는 환경친화적 테마파크로 꾸밀 예정이다.

시는 이들 시설과 환경을 서울, 부산 등 전국 10곳에서 옥외 홍보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시네마·CGV 등 개봉관에서 거제 홍보에 나서는 한편 외국인 선주사 임직원 및 가족 초청 팸투어, 거제관광홍보 블로그 기자단 운영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바다로 세계로''거제섬꽃축제''청마꽃들축제''송년불꽃축제' 등 현재 시행중인 다양한 축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총 길이 400km에 달하는 해안선과 '바람의언덕'과 같은 경승지, 10여개에 달하는 해수욕장, 외도 등 경관이 뛰어난 섬들, 해안과 접한 산 등 거제의 자연 조건이 제주 못지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다음달 용역 결과를 발표한다.

(거제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