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테크노파크 책임급 이상 연구원이 참여하는 스터디 모임인 ‘디딤돌’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제공
대구테크노파크 책임급 이상 연구원이 참여하는 스터디 모임인 ‘디딤돌’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제공
17일 대구 신천동 대구벤처센터 7층에 오전 7시30분 20여명의 연구원이 모였다. 빵과 우유로 아침식사를 하며 외부 초청연사인 박한우 영남대 교수로부터 ‘초연결사회의 도래와 테크노파크’, 황보충 대구테크노파크 책임연구원으로부터 ‘벤처캐피털의 이해’에 대한 강의를 듣고 질문과 토론을 벌였다.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원장 권업)의 책임급 이상 연구원의 아침 스터디 모임인 ‘디딤돌’이다. 지역의 산업혁신과 조직혁신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열고 있다.

국내 경제가 산업구조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대구 지역에서 신산업 육성에 나선 지방자치단체와 연구·기업 지원기관 간 스터디 모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연구원 교수 공무원도 공부하지 않으면 신산업 정책 개발이나 기업 지원에서 한계에 부닥친다는 위기를 느껴 실력 배양에 나서는 것이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총장 신성철)는 매월 둘째·넷째 화요일 ‘2·4 데이 융합연구 세미나’를 연다. 로봇, 사물인터넷(IoT), 나노기술, 에너지, 사이버물리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 100여명이 참석해 융복합 연구의 산업 동향 및 국제적 경향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먼데이 런치 세미나’는 DGIST 대학원 6개 전공 및 기초학부 교수, 융합연구원 및 7개 연구센터 연구원이 융·복합 연구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세미나다. 2013년부터 130여회째 진행 중으로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 석학을 초청하기도 했다.

DGIST는 세미나를 통해 성과를 내놓고 있다. 뇌·인지과학 전공 문제일 교수와 강원석 선임연구원은 융·복합 공동연구로 기술출자 형태의 메가팸을 설립하고 이비인후과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내시경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도시발전 스터디 모임도 확산되고 있다. 대구TP는 포럼창조도시(대표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와 공동으로 ‘창조도시 공부모임’을 매달 열고 있다. 경제·문화·예술·교통·환경 등 도시혁신을 위한 전문가와 시민의 집단학습 모임이다. 김요한 대구TP 창조경제기획실장은 “산업혁신과 조직혁신의 에너지는 구성원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집단학습 문화에서 시작된다”며 “대구가 ‘학습도시’로 바뀌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대구시는 스터디 모임에 도움이 되도록 최근 신산업 용어 자료집을 발간했다. 김승수 행정부시장은 “시가 추진하는 5대 신산업에 새로운 용어가 많아 이를 학습하고 공유하도록 자료집을 내놨다”고 말했다. 용어집에는 커넥티드카(클라우드, IoT를 연계한 서비스중심형 차) V2X(자동차와 정보를 주고받는 모든 통신장치) SIT(특별관심분야 관광) 등 300개 이상의 용어가 소개됐다.

7대 신산업을 추진하는 경상북도는 오는 23일 지방과 정부출연연구원 등 연구기관장 16명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발족하고 정책 개발 및 신산업 육성 아이디어를 모을 예정이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