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양성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최명화&파트너스의 경영진 다섯 명이 서울 다동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오정 파트너, 김은진 파트너, 최명화 대표, 조민수 파트너, 이경애 파트너.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여성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양성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최명화&파트너스의 경영진 다섯 명이 서울 다동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오정 파트너, 김은진 파트너, 최명화 대표, 조민수 파트너, 이경애 파트너.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마케팅 분야에선 남녀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이 일합니다. 그런데 남성과 여성의 업무 목표가 달라요. 남성은 ‘이왕 회사 다닐 거면 별(임원) 한번 달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지만, 여성은 ‘내가 무슨 임원이 될 수 있겠어’라고 지레 포기하죠. 1세대 여성 마케터 경험과 노하우로 과장 또는 부장급 여성 마케터에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향한 꿈의 불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올초부터 여성 마케팅 임원 양성 교육·컨설팅업체 CMO캠퍼스를 운영하는 최명화&파트너스의 최명화 대표는 최근 서울 다동 사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맥킨지와 LG전자, 두산을 거쳐 현대자동차 마케팅전략실장을 지냈다. 최 대표와 뜻을 함께하며 뭉친 네 명의 파트너도 모두 업계 베테랑 CMO로 활약했다. 이경애 파트너는 한국GM의 CMO였으며, 권오정 파트너는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의 한국법인 마케팅 이사였다. 김은진 파트너와 조민수 파트너는 각각 CJ오쇼핑 상무, P&G 한국·싱가포르 브랜드매니저 출신이다.

‘마케팅 여걸’ 다섯 명의 의기투합은 십수년째 이어온 우정에서 시작됐다. 서로 업무적, 개인적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여성 마케터만의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함을 깨달았다. 최 대표는 “내겐 선배가 없었기 때문에 항상 거칠고 막막했다”며 “후배들에겐 그런 고통을 겪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민수 파트너는 “흔히 ‘여자의 적은 여자’란 말을 많이 하는데 오히려 여자끼리 뭉치지 않으면 직장에서 도울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여성도 멘토를 많이 두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진 파트너는 “마케팅은 고객의 마음과 소통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섬세한 과정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매우 유리한 분야”라며 “여성이 스스로 너무 소극적으로 위축되지 말고 당당히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를 그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경애 파트너는 “에세이나 자기계발서같이 ‘뜬구름 잡는 조언’만 강조하는 책을 아주 싫어한다”며 “CMO캠퍼스 수업에선 마케팅 실전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실무적 고민을 세밀하게 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정 파트너는 “우리 다섯 명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도 서로 나이차와 경력차를 뛰어넘어 왁자지껄 떠들 듯 회의하고, 아이디어를 논한다”며 “여성 마케터 사이의 내부 인맥을 강화하고, CMO캠퍼스란 공간이 여성 마케터의 놀이터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CMO캠퍼스의 대외적 첫걸음은 오는 24일부터 6월29일까지 매주 화요일 서울 역삼동 동그라미재단 모두의홀에서 열리는 특별강연으로 시작된다. 이 강연은 각 기업의 과장 및 부장급 여성 마케터 30명을 대상으로 한다. 최 대표는 “소수정예로 열리는 강연을 통해 마케터들이 CMO란 목표를 향한 구체적 그림을 그려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마케팅 분야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위한 강의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