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던 인천의 한 간부 공무원이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후 7시 36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도의 한 도로에 주차된 싼타페 차량에서 구청 5급 공무원(과장) A(56)씨가 번개탄을 피우고 숨져 있는 것을 그의 조카가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A씨의 아내는 경찰에서 "남편이 일요일 오후 집을 나간 뒤 자살을 의심할 만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와 가족들을 동원해 찾았다"고 진술했다.

차량에서는 번개탄 2장 외 A4용지 2장에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한 장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나머지 한 장에는 '남은 가족들을 잘 부탁한다'고 구청장에게 전하는 내용이 각각 담겼다.

조사결과 A씨는 3개월 전부터 구청 발주 공사와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내사를 받아왔다.

A씨는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 11일 친구를 통해 인천청 지능수사대에 전화를 걸어 "팀장을 경찰서 밖에서 따로 만나자"고 요구했다.

경찰이 거부하자 다음 날인 12일 오후 4시께 지능수사대 사무실을 직접 찾아 내사 중인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진술서를 작성했다.

인천청 지능수사대 관계자는 "A씨가 채권과 채무 관계 등 내사 중인 혐의와 관련 없는 내용을 종이에 썼길래 일단 귀가 조치했다"며 "A씨를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