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경찰대·사관학교 인기 '고공행진'
지난 10일 서울 청파로에 있는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학원) 지하 강당. 경찰대와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학생 300여명이 몰려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경찰대와 사관학교에 지원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만 따로 모아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종로학원이 15일 2007학년도부터 2016학년도까지 10년간 경찰대와 육·해·공군사관학교의 입시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매년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대의 2016학년도 입시경쟁률은 97 대 1이었다. 2007학년도(39.4 대 1)에 비해 2.5배 가까이 뛰었다.

사관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육사 경쟁률은 2007학년도 18.5 대 1에서 2016학년도 22.0 대 1로 높아졌다. 해사는 22.0 대 1에서 25.1 대 1로, 공사는 18.9 대 1에서 32.1 대 1로 상승했다. 경찰대와 각 사관학교의 지원자 수는 2007학년도 4725명에서 2016학년도엔 9696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경찰대와 사관학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취업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등록금을 내지 않는 것도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강남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사관학교보다 서울 시내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최근 몇 년간 ‘인서울’ 대학보다는 사관학교에 진학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입시 상담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대학이 군(軍)과 계약을 맺고 졸업생을 군에 취업시키는 군 관련 계약학과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장학금 지원은 물론 취업까지 보장한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와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항공시스템공학과, 한양대 국방정보공학과 등이 대표적이다.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의 입시경쟁률은 처음 개설된 2014학년도 1.48 대 1에서 올해 5.09 대 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세종대 항공시스템공학과도 1.27 대 1에서 8.57 대 1까지 상승했다. 2016학년도에 이들 학과의 합격선(정시모집, 수능 원점수 400점 기준)은 해당 학과가 속한 계열 전체 평균보다 10~20점 이상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모집 때 경쟁률은 수십 대 1에 달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