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짙어지는 '옥시 공포'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공식 사과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사태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화학성분이 들어있는 다른 세제도 판매가 급감했다. 관련자들은 대거 구속을 앞두고 있고, 정치권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3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벌였다. 검찰은 곧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대형마트들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치권도 뛰어들었다. 야당은 국회에서 이 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윤성규 환경부 장관 해임을 요구했다.

소비자들은 화학성분이 들어간 생활용품 구매를 꺼리고 있다. 이달 들어 이마트 매장에서 표백제와 방향·탈취제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0%, 37% 줄었다. 화학성분 제품을 피하는 ‘옥시포비아’는 유해성이 거론되기만 한 페브리즈 등 다른 제품으로 번질 조짐이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옥시사태가 ‘마녀사냥’으로 번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