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으로 지목당한 5·18 당사자 8명 검찰에 고소장 제출

'5·18은 북한군이 주도한 폭동'이라는 주장을 퍼뜨린 지만원(74)씨가 5·18 당사자들에 의해 3번째 형사 피소됐다.

지씨의 인터넷 게시물에서 '북한의 전진수'라고 지목당한 고광덕씨 등 5·18 민주화운동 당사자 8명은 12일 지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광주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고씨 등은 지씨가 유포한 '광수(5·18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북한특수군) 시리즈'에 등장하는 사진 속 인물들이다.

지씨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광수들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폭동을 일으킨 대가로 북한에서 요직을 차지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5·18 항쟁 영상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본 한 탈북자의 증언에서 광수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지난 5일까지 지씨가 '광수 ○호'라는 방식으로 지칭한 5·18 당사자는 477명에 이른다.

5·18 당사자들은 종교계와 함께 광수 논란 이후 지씨를 두 차례 형사 고소한 바 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정평위가 1987년 제작·배포한 5·18 사진자료집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을 북한과 내통해 만든 자료인 것처럼 비방한 지씨를 지난해 8월 31일 광주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같은 해 10월 20일에는 북한의 주체사상 이론가이자 노동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으로 지목받은 '5·18 시민군 상황실장' 박남선(62)씨 등 4명이 지씨에 대한 2차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두 건의 사건은 "거주지인 서울에서 조사받게 해달라"는 지씨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병합 이송됐다.

서울중앙지검은 5·18에 참여한 시민 등을 비방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로 지난달 지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씨에 대한 형사소송의 첫 공판은 1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