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진실을 밝힐 수 있다는 희망을 얻어갈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유족들은 다음날 예정된 힐스버러 참사 유족들과의 만남에 기대감을 보였다.

유경균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회장과 윤경희 씨 등 유족 대표단은 "(힐스버러 참사 유족들이) 오랜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싸운 결과, 피해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저희에게 매우 큰 본보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단은 11일 영국 중부 도시 리버풀로 이동해 힐스버러 참사 유가족 및 변호사와 만나고 리버풀에 있는 힐스버러 참사 추모 장소들을 찾을 예정이다.

힐스버러 참사는 1989년 4월 15일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버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 경기가 열린 영국 중부도시 셰필드에 있는 '힐스버러 스타디움'에서 리버풀 축구팬 96명이 밀려드는 관중에 목숨을 잃은 사건을 말한다.

참사 당시 경찰은 술 취한 입장권도 없는, 통제 불능한 팬들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고, 결국 단순 사고사라는 평결이 나왔다.

그러나 유족과 리버풀 팬들은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지속했고, 결국 27년 만인 지난달 26일 법원은 참사의 원인이 팬들의 잘못이 아니라 경찰의 과실치사라는 평결을 내렸다.

유족 대표단은 이날 트라팔가 광장에서 런던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알리고 진상 규명을 위한 연대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런던대학교 SOAS(동양·아프리카대) 한국학센터 주최로 열리는 간담회에 참석한다.

앞서 유족 대표단은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스웨덴의 에스토니아호 침몰 유족과 만나 진상 규명을 위한 연대를 다짐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