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은 9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과 관련, 경찰관들이 로비 대상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 "정식 감찰은 아니지만 사실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거론된 사람에 대해서는 주무 부서에서 당사자들에게 질의답변 방식으로 그런 사실이 있는지 확인했다"며 "본인들이 한결같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찰 조사는 상당한 혐의를 두고 처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그런 의혹 제기만으로 고강도 감찰 조사를 당장 하기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외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2013∼2014년 브로커를 동원해 경찰에 수사 무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 청장은 "감찰 조사는 강제성이 없어 본인에게 통화기록이나 은행 계좌를 제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며 "통화기록은 1년까지만 보관돼 의미가 없고, 계좌도 강제수사가 아니어서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사자들이 보낸 답변 내용과 과거 사건 기록을 보고, 관련자 중 차명이나 친지 명의로 화장품 매장을 소유한 사실 등이 있는지 탐문하겠다"며 "다만 지금은 '그랬다더라'는 전언만 있을 뿐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정 대표의 도박 혐의 수사 당시 그의 명의로 된 여권이 중국 마카오 카지노에서 300억원대 도박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결국 카지노 폐쇄회로(CC)TV 등 중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담당한 일부 경찰관이 사건 무마 대가로 정 대표 측에 화장품 매장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한경닷컴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