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를 재소환해 조사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신 전 대표와 김모 전 옥시연구소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고 8일 밝혔다. 신 전 대표는 옥시가 2001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인산염 성분이 든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출시했을 당시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김 전 연구소장은 당시 제품 개발의 실무 책임자였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PHMG 인산염 성분의 유해성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을 조사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소환한 유해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제조사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도 다시 불러 조사한다.

특별수사팀은 옥시로부터 금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 등으로 조모 서울대 수의대 교수(57)를 지난 7일 구속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자가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조 교수는 구속 전 유서를 남겼다. 조 교수의 변호를 맡은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서울고등검찰청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교수가 검찰 수사로 심적 고통을 느껴 가족과 제자, 변호인에게 5~6통의 유서를 남겼다”며 “구속되기 1주일에서 열흘 전쯤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유서는 검찰에 압수된 상태다. 김 변호사는 “조 교수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권모 연구원이나 옥시 관계자와 대질조사를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는 등 방어권이 충분히 행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