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예방접종 비용 보험적용 검토해야"

연령대가 높은 대상포진 환자일수록 병원에 다녀야 하는 기간과 그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예방접종 비용에 대한 보험 급여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병욱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대상포진으로 입원한 환자 204명(남성 69명, 여성 135명)의 입원비와 연령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 등이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작은 물집이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하지만, 연령대가 높을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진은 조사대상을 나이에 따라 4개 그룹(20~40세, 41~60세, 61~80세, 81세 이상)으로 나눠 입원 기간, 의료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40세는 입원 기간이 7일로 가장 짧았고, 81세 이상은 12.94일이었다.

의료비 역시 20~40세가 142만2천원으로으로 가장 낮았고, 81세 이상은 282만4천원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입원 기간이 하루 늘어날수록 통증 조절을 위해 사용되는 약물 사용량이 1.13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병욱 교수는 "통증이 심한 환자일수록 진통제 사용은 늘어난다"며 "또 진통제 사용이 많을수록 증상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원 기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대상포진으로 입원한 환자를 10년 단위로 나눠 살펴보니 0~9세가 1천명당 14명이지만, 80세 이상은 1천명당 16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앞으로 대상포진이 노인환자 삶의 질과 매우 밀접한 질환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유 교수는 "대상포진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많이 들고, 접종에 대한 환자들 요구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며 "하지만 아직 국가에서 보험 급여로 인정하고 있지 않아 병원마다 가격이 다른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 대상포진 접종을 보험 급여로 인정해야 할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를 통해 먼저 접종해야 할 대상을 어떻게 선정할지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Korean Journal of Family Practice) 최근호에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k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