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신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3일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추가경정예산은 도입할 수 없다”며 “세금이 잘 걷히고 있는 상황에서 추경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정책위 의장으로 선출된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출자해 채권을 인수해주면 자금이 바로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어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빨리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방법은 국회 동의가 필요해 서너달을 소비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대신 2008년 11월 채권시장 경색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절충 방식으로 과거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정부 등이 출자한 펀드를 조성한 적이 있다”며 “(한국은행법, 산업은행법 개정 등) 복잡한 국회 법개정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부가 이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여러 방안 중 하나지만 꼼수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어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정책 방향에 대해 “새누리당의 경제정책 초점은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데 맞춰야 한다”며 “시장경제에 충실하게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고, 소통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의원총회 보고 등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같은 해 7월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18대 국회에서는 당의 경제·금융·예산분야를 총괄하는 정책조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를 지냈고, 19대 국회에선 정책위 부의장 등을 지냈다. 행정고시 출신(14회)으로 기획예산처 재정기획국장, 특허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거쳤다.

그는 “내가 기획재정부 출신이라 잘 안다. 공무원들을 무조건 국회로 불러들이던 관행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김기만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