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바닷길로 속속 입국, 사흘간 크루즈 4척 부산 입항
전국 관광지·쇼핑몰은 외국인으로 장사진

중국 노동절과 일본 황금연휴를 맞아 전국 주요 관광지와 쇼핑몰이 중국인과 일본인들로 넘쳐나고 있다.

제주도에는 지난 30일부터 2일까지 사흘간 3만3천명의 유커가 찾을 것으로 보이며, 오는 4∼5일에는 3만여대의 렌터카 예약이 이미 끝났다.

초대형 크루즈선 4척이 들어오는 부산에는 보기 드문 관광 특수를 맞고 있다.

서울 대형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지난해보다 50∼60% 늘어난 매출에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 몰려오는 외국인 …제주·부산은 지금 '관광중'
지난달 30일 오전 부산항 감만부두에 중국인 관광객 4천500명을 태운 '퀀텀 오브 더 시즈호'(16만8천t급)가 입항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기간 대형 크루즈선이 잇달아 부산을 찾는다.

2일에는 영국 국적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115만5천t급), 이탈리아 국적의 코스타 세레나호(11만4천t급), 프랑스 국적의 M.V,소레알로(1만900t급)가 입항한다.

프린세스호는 미국과 유럽 관광객 3천100여명을 태우고 낮 12시 40분에 영도국제크루즈부두에, 세라나호는 중국인 관광객 3천700여명을 태우고 오전 7시 40분 감만부두에 각각 접안한다.

낮 12시 부산항국제여객부두에 접안하는 소레알호에는 외국인 관광객 220여명이 타고 온다.

3척의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에 내리는 관광객은 줄잡아 7천여명에 달한다.

연휴기간 선박편을 이용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광광객은 1만4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부산관광공사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서울 등 타도시를 경유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총 7만4천명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부산 중구 남포동과 부산진구 서면, 해운대 등 시내 관광지에는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크게 붐볐다.

국제시장이나 부평시장 등 전통시장은 물론 시내 주요 면세점에도 쇼핑백을 손에 든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1만1천927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제주도에는 1일에도 1만여명이 방문했다.

코스타 아틀란티카호(8만6천t)와 코스타 세레나(11만4천t) 등 크루즈 2척을 비롯해 바닷길과 하늘길을 통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렸다.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천지연폭포, 용두암 등 제주도 내 주요 관광지와 면세점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노동절을 맞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3만3천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44% 늘어난 수치다.

일본인 관광객은 골든위크인 지난달 29일부터 5월 5일까지 일주일간 3천여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대비 68.8%나 줄어들었다.

국제선 직항편 감소와 일본 크루즈 입항 축소, 일본 구마모토현 지진의 영향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부터 주말이 끝나는 8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에는 관광객 24만명이 제주를 찾을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8만6천여명)에 견줘 28.9% 증가한 수치다.

제주도 내 호텔 예약률은 85∼95%에 달한다.

콘도미니엄(85∼95%), 펜션(85∼55%), 렌터카(85∼95%), 전세버스(85∼95%) 등도 높은 예약률을 기록했다.

특히 4∼5일에는 국내 관광객까지 몰려 제주에 있는 3만여대의 렌터카가 모두 예약됐다.

항공사도 내달 4∼8일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좌석 21만7천여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관광객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 관광객이 점령한 명동 거리…가평·수원·청주까지 '북적'
서울 명동 거리는 외국의 거리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거리 매대에서도 대목을 맞은 상인들이 유창한 외국어로 사은품 증정·경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화장품 판매장 직원은 "최근 중·일 관광객이 줄어들었던 모양새였는데 이번 주말은 확실히 많아졌다"고 웃었다.

송중기·송혜교·김수현 등 한류스타의 입간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관광객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지역으로 발길을 옮기기도 했다.

경기도 가평의 프랑스문화마을인 '쁘띠프랑스'에서는 이번 주말 9천명 방문했다.

이 가운데 1천500여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쁘띠프랑스는 2014년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촬영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수원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일원에서 열리는 수원 음식문화축제에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렸다.

명물 먹을거리인 수원 갈비로 배를 채우고 수원전통문화관 부스에 들러 궁중음식을 구경하기도 했다.

인천 차이나타운과 송도 석산, 송도국제도시 중앙공원, 동화마을에도 중국인 관광객 수천명이 찾았다.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인 송도 석산을 찾은 중국인들은 카메라를 들고 추억을 남기며 여행을 즐겼다.

인천관광공사는 노동절 연휴를 계기로 이달 6일까지 하루 평균 4천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인천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푸둥과 다롄 등 중국 각지에서 출발한 항공기 17편(정기 10편, 부정기 7편)이 이번 주말 충북 청주공항으로 중국인 관광객 1천여명을 실어 날랐다.

관광객들은 청주 중심지인 성안길을 찾아 쇼핑을 즐기는가 하면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인기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수암골에도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다.

◇ '관광의 완성은 쇼핑'…백화점 매출 급증
유통업계도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서울 시내 롯데백화점은 노동절 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과 연휴 첫날인 30일 매출이 지난해 5월 1∼2일(금∼토)보다 58.9%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4월 초부터 매출신장률이 이미 지난해보다 확대된 모습"이라며 "(노동절 연휴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연휴 첫날인 30일 중국 인롄(銀聯·영어명 유니언페이)카드 매출이 지난해 연휴 첫날인 5월 1일보다 67.4% 증가했다.

화장품 부문 매출이 82.8% 늘고 잡화부문 매출도 76.9% 증가해 식품 등 다른 부문보다 증가 폭이 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특별 기획상품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4월 30일∼5월 1일보다 41.2% 급증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커 매출신장률은 2∼3년 전만 해도 세 자릿수였다가 지난해 두 자릿수로 주저앉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태양의 후예 등 드라마 덕에 한류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작년보다 신장률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소에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면세점 역시 노동절을 맞아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 브랜드나 액세서리 브랜드의 경우 물건값을 계산하려는 중국인 쇼핑객들이 긴 줄을 늘어서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기로 국산 마스크팩을 찾는 유커들이 많이 늘었다"며 "이번 노동절 연휴에는 지난해보다 최대 10% 정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인천공항은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수하물 처리 지연사태나 운항 관련 사고에 대비해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휴 기간 입국 대기 심사 기간을 줄이고자 내국인 심사대에서 외국인 심사도 함께 담당하기로 했다.

국적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운영 시작 시간도 기존 오전 6시 10분에서 오전 5시 40분으로 30분 당겼다.

공사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입국하는 인원이 평소 하루 8천명에서 1만명 이상으로 늘 것으로 예상해 근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