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군이 추진 중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주민공청회가 열려 경제성과 환경, 안전문제 등을 놓고 주최 측과 토론 참가자 및 방청객 간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양양군은 29일 오후 양양읍 문화복지회관에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초안 제2차 주민공청회를 개최하고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달 18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날 공청회에는 양양지역주민들을 비롯해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강원행동 등 환경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 주민을 대표해 토론자로 참석한 김동일 미래양양시민연대 대표는 "오색케이블카에 대한 양양군의 경제성 분석에서 산정한 객단가(1인당 탑승요금)는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 어린이, 단체 등의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너무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또 "애초 추진했던 국비확보가 어렵게 되자 양양군은 주민에게 필요한 예산을 돌려서 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장차 노선을 연장하려 한다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장은 "안전문에 대해 해당 지역의 풍속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다"며 "노선이 통과하는 모든 지역에 대한 풍속을 4계절 측정해서 본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노선통과 지역은 물론 상부 정류장 일대의 식물상과 동물상을 폭넓게 조사해야 하고 소음 조사도 해야 한다"며 "눈앞의 대청봉을 가려는 탑승객들의 상부 정류장 이탈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따져 물었다.

명호 생태지평사무처장은 "천연기념물에 대한 산양 조사가 미흡하다"며 "해당 지역이 이동통로인지 아니면 서식지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산양을 포획해 위치추적기를 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양군 관계자는 "경제성 분석에서 객단가는 보고서 검증 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료를 따랐으며 관련 예산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항목이 아니라 시급성이 덜한 사업에서 예산을 확보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노선연장은 계획한 바 없으며 안전성 문제와 관련된 풍속 측정도 시간을 가지고 세밀하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그동안 쟁점으로 제기돼온 해당 지역 산양서식지 여부와 관련, "4계절 서식실태를 조사를 보다 자세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환경단체의 요구에 대해 환경 분야 조사를 진행 중인 업체 관계자가 "해당 지역에서 산양이 지속해서 관찰되고 있고 새끼가 딸린 산양도 발견되고 있다"며 "조사를 위한 잦은 현장방문도 산양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변해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환경단체는 "이 같은 답변은 곧 해당 지역이 서식지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를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반드시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양양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