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9일 대구에서 선보인 ‘한경 신춘음악회’에서 소프라노 강혜정 계명대 교수가 오페라 아리아를 역동적으로 부르고 있다. 대구=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9일 대구에서 선보인 ‘한경 신춘음악회’에서 소프라노 강혜정 계명대 교수가 오페라 아리아를 역동적으로 부르고 있다. 대구=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공연예술의 도시’ 대구에서 화려한 아리아와 클래식 향연이 펼쳐졌다. 29일 대구 태평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 ‘한경 신춘음악회’에서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한경필)가 대구를 처음 찾아 이탈리아의 화사한 봄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선율을 대구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이날 1284석 규모 그랜드홀을 가득 메운 대구와 인근 지역 시민들은 한경필의 열정 넘치는 연주와 호흡을 같이했다. 금 감독은 “오페라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음악 축제가 열리고 공연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라 관객들의 열기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공연은 로시니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서곡으로 시작됐다. 현악의 조용한 피치카토(현을 손가락으로 뜯어 음을 내는 것)에 이어 관악의 경쾌한 선율이 흐르다가 웅장한 합주로 어우러지더니 화려한 팀파니가 가세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어 소프라노 강혜정(대구 계명대 교수)과 바리톤 김동섭(가톨릭대 교수)이 한경필과 함께 폭발적인 아리아 무대를 선보였다. 강 교수는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 등 친숙한 아리아를 역동적으로 노래했다.

김 교수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유명한 아리아 ‘프로벤자 하늘과 땅’등을 불렀다. 그는 관객에게 사탕 등 선물을 주는 깜짝 이벤트도 벌여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곡은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한경필은 독일 작곡가 멘델스존이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느낀 극도의 흥분이 담긴 곡을 고스란히 전했다.

앙코르에서는 깜짝 해프닝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리로이 앤더슨의 ‘고장난 시계’란 곡을 연주하던 중 한 연주자가 알람 소리를 냈다. 그러자 금 감독은 ‘시끄러우니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투덜대며 나간 연주자는 관객들의 박수와 함께 다시 깜짝 등장했다. 이런 돌발 상황에 관객들은 잠시 어리둥절해 했지만, 이내 준비된 이벤트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금 감독은 “대구 시민들이 ‘따뜻한 봄날의 즐거운 음악회’로 기억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대구=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