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최 씨의 주말
자녀양육으로 주간에 일을 할 수 없는 주부 최 모 씨(산청, 36). 틈틈이 부업을 하고 있지만 쑥쑥 커가는 아이들의 뒷바라지에는 충분치 않았다. 고심하던 최 씨는 동네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고 농산업인력지원센터에 주말 작업을 신청했다. 집에서 먼 작업장까지의 차량을 통한 교통 지원은 물론, 농작업이 있는 주말마다 미리 안내를 해주겠다는 상담사의 말에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일자리 걱정이 한 번에 사라졌다.

# 은퇴한 배 씨의 인생 2막
전주의 도심에 살고 있는 은퇴자 배 모씨(전주)는 요즘 매일아침 농촌으로 출근한다. 평생을 직장인으로 살아 농사경험이 거의 없던 그였지만 농업의 재미에 빠져 최근에는 농가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귀농까지 계획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얻은 정보로 인해 인생 2막을 활짝 연 셈이다. 농촌에서 새롭게 찾은 희망은 은퇴한 배씨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것은 물론 살아가는 맛을 느끼게 해준 원천이다.


주부 최 씨와 은퇴한 배씨가 농촌 일자리를 통해 행복한 삶을 꾸려갈 수 있었던 계기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자체와 협력하여 추진한 ‘도농협력 일자리 연계사업’ 덕분이다. ‘도농협력 일자리 연계사업’은 농촌 인력난과 도시 구직난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진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던 정부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5개 권역 13개 지자체(거창·함양·산청, 나주·화순, 단양·제천, 담양·구례·곡성, 임실·순창·남원)와 협력하여 ‘농산업인력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이와 함께 ‘농산업분야 구인구직 연계 종합 시스템’을 ‘15년 5월 구축, 웹사이트(www.agriwork.kr)를 통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사업 실시 1년 만에 약 6만 5000여 건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 4월 현재 약 1600여 농가와 1만 4000여 명의 구직자가 각 지역 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일자리를 얻어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산업인력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까지 웹사이트에 2만 6000여 명의 접속자와 33만 건이 넘는 페이지뷰를 보이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직자뿐만 아니라 농가의 일손 부담도 덜어주는 등 농가와 구직자 양쪽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성과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플랫폼에 다양한 지원정책이 결합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각 지역 센터에서는 도시의 구직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먼 농장까지 출퇴근 할 수 있도록 교통·숙박 등의 지원은 물론, 농가에서 부담 없이 구직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단체상해보험, 농작업 교육, 안전용품 지급 등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농촌 일자리에 생소한 도시 구직자들이 내게 맞는 농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역 센터마다 전문 상담사를 고용하여 누구나 전화 한통이면 상담을 통해 맞춤형 일자리를 소개받을 수 있다.

정책목표 달성위한 전략적 접근 절실

전문가들은 농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농산업인력지원센터의 가능성이 검증된 만큼 앞으로는 성과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양한 지원책과 플랫폼을 갖춘 것에 비해 사업 인지도가 낮은 점은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예로 기존 5개 권역에 이어 올해 합천·밀양·창녕, 함안·창원·김해, 청송·영양·의송 3개 권역이 신규로 추가될 예정이지만 이같은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관련업계의 한 협동조합 이사는 “더 많은 농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농산업인력지원센터의 전국 단위 확산과 도시 구직자에게 다각도로 접근하는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별 센터 개설에 따른 상담인력 확충과 구직자 대상 농작업 관련 교육프로그램 개발, 통합콜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한다면 전국적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자와 농번기 일손을 구하는 농가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향후 농업 유관기관과 창조경제혁신센터, 대학·지자체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창농, 승계농, 6차 산업 등 농업분야 창업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므로 센터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훈 기자 shshin@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