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로비 의혹 '눈덩이'
검찰, 브로커 개인 비리에 초점
정 대표는 법원 인사로 재판부가 바뀐 지난달에도 새로 사건을 맡은 부장판사를 대상으로 로비를 시도했다. 정 대표의 지인 A씨는 지난달 말 자신이 알고 지내던 김모 부장판사에게 “정 대표 항소심을 새로 맡게 된 장모 부장판사와 친분이 있으니 선처를 부탁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장판사는 “그런 부탁을 받긴 했지만 곧바로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달 초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정 대표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검사장 출신 변호사를 동원해 무혐의 처분을 끌어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말 필리핀 원정 도박 혐의로 기소되기 전인 2014년에도 마카오 원정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정 대표의 변호인단에는 검사장을 지낸 H변호사가 포함돼 있었다. 검찰 구형량이 징역 3년(1심)에서 징역 2년6개월(항소심)로 낮아진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 같은 의혹보다는 브로커 역할을 한 정 대표의 지인 이씨의 개인 비리만 수사 중이다. 이씨는 정 대표 사건과 별도로 브로커 역할을 하며 9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 가수의 동생에게서 3억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관련 수사는 정 대표가 받고 있는 의혹과는 관련이 없다”며 “(제기되고 있는 법조 비리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할지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자취를 감췄다.
박한신/고윤상 기자 hanshin@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