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토론회장'…동력 잃어가는 노동개혁
“지난해 노·사·정 대타협 이후 노동시장 개혁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고, 이번 총선 결과와 맞물려 정치화하는 등 여러 가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28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총선 이후 노동개혁’ 토론회를 주관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조준모 회장(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은 텅 빈 방청석을 바라보며 탄식하듯 인사말을 했다.

오후 1시50분에 시작할 예정이던 토론회는 ‘손님’들을 기다리다 약 20분이 지난 2시10분께야 열렸다. 토론회 예정 시간이 한참 지나도 방청객은 늘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토론자조차 지각을 했다.

이날 주최 측이 마련한 의자는 120여개였지만 방청석에는 40여명만이 있었다. 발제자와 토론자 10명을 제외하면 30명 남짓만 참석했다. 국내 3대 노동학회인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한국노동경제학회 한국노동법학회가 공동으로 올해 초부터 야심차게 준비한 토론회라기에는 초라한 모습이었다.

썰렁했던 토론회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4·13 총선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초 각종 여론조사와 정치권에서 전망한 것처럼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면 지체된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화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고, 이날 3대 학회의 토론회가 그 단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총선 결과는 예상과 달리 여소야대 상황을 연출했고 야당 측의 반대로 노동개혁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이날 토론회는 맥빠진 행사가 됐다.

이날 토론회는 양극화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혁하겠다던 정부의 야심찬 결의가 빛이 바랬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기록될 듯하다.

백승현 지식사회부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