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제 교수
이용제 교수
수은은 몸속 산화 스트레스를 높이고 산화 스트레스를 막는 항산화효소 활동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심장 신장 혈관 신경계 질환과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남성이 여성보다 수은 축적으로 인한 질환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용제·정지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19세 이상 성인 6050명(남성 2976명, 여성 3074명)을 대상으로 혈중 수은 농도와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조사했더니 남성이 더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연 교수
정지연 교수
연구팀은 혈중 수은농도를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을 각각 네 개 그룹으로 나눠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남성 30.4%, 여성 28.5%로 남성에게 대사증후군이 더 많았다.

혈중 수은농도가 가장 높은 군을 성별로 비교했더니 남성은 41.6%가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었지만 여성의 대사증후군 비율은 34.0%에 그쳤다. 연구팀은 남성이 여성보다 수은을 늦게 배출해 수은 축적량이 많아지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또 호르몬과 생활 습관 등의 영향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산화 스트레스 양이 많고 항산화 능력이 떨어져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남성은 혈중 수은농도에 따라 대사증후군 위험도도 크게 차이가 났다. 수은농도가 가장 높은 남성은 가장 낮은 남성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3배 높았다. 혈중 수은농도가 가장 높은 남성의 체질량지수(BMI)는 평균 24.9, 허리둘레는 86.9㎝로, 가장 낮은 남성의 BMI 23.3, 허리둘레 81.8㎝와 차이가 컸다.

이 교수는 “남성들에게 혈중 수은이 쌓이지 않도록 하거나 혈중 수은을 제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의학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