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던 카프로가 경영 개선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제품 감산으로 가동을 멈췄던 공장을 다시 돌리고, 퇴직자 일부도 재고용하기로 한 것이다.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평소 3개 공장을 가동해 한해 27만t의 제품을 생산했다.

그러나 2013년에 1개, 2014년에 1개 공장을 각각 멈췄다.

그나마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나머지 1개 공장도 한때 가동률을 약 70%까지 낮췄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카프로는 중국이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저가 제품을 쏟아내던 4∼5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2012년까지 연간 약 3만t의 제품을 중국에 수출했으나, 이후 수출길도 차츰 막혔다.

오히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들이 우리나라로 역수출되는 바람에 안정적이던 국내 수요마저 빼앗기기도 했다.

특히 이 회사는 카프로락탐 단일 품목만 생산하는 탓에 대체 제품 생산량을 늘리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도 어려웠다.

카프로는 경영 개선을 위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100여 명의 인력을 줄였고, 공정을 개선하고 원가를 절감하려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때마침 저유가로 벤젠과 암모니아 등 원자재 가격이 내려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오는 6월부터 멈춘 공장 2개 중 1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또 퇴직자 가운데 업무 숙련도가 높고 복직을 희망하는 약 30명을 다시 채용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21일 "회사가 지금도 적자를 보고 있지만, 그동안의 노력으로 상당한 경영개선 효과를 봤다"면서 "이제는 제품 생산량을 늘리면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안타깝게 회사를 떠나셨던 직원 중 일부가 복직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고 다시 흑자를 내게 되면 명예퇴직자들을 우선 재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hk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