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능력중심 채용 정책으로 NCS 기반 채용이 확산되고 있으나 일선 학교에서는 취업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한경DB
정부의 능력중심 채용 정책으로 NCS 기반 채용이 확산되고 있으나 일선 학교에서는 취업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한경DB
공기업을 중심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 채용을 도입하고 있지만 특성화 고교와 대학들은 이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 취업이 많은 특성화 고교는 금융회사의 전산시스템이 제각각이어서 실무실습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NCS 기반 채용이란 정부가 불필요한 스펙을 없애고 능력 중심 채용을 확산하기 위해 도입한 능력 중심 채용 체계를 말한다. 올해부터 NCS 기반 채용이 모든 공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의 K여자상업고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NCS 기반 교육을 준비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다. 이 학교 취업담당관은 “NCS 교육을 하려면 무엇보다 직무 체험 시설을 마련하고, 실무 경험을 가진 교사를 확보해야 한다”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방에 있는 C상업고도 비슷한 경우다. 이 학교 취업담당 교사는 “이론 교육을 할 교사는 많지만 은행 등 금융권에서 일한 유경험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실무 교육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업 출신 전문인력을 학교에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방과후 수업에서 NCS 맞춤형 교육을 하는 학교들은 학교에 체험시설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험은 주로 전산작업을 통해 이뤄지지만 전산시스템이 회사별로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의 A문화고는 “은행 취업을 위한 체험시설을 갖추려고 했으나 은행별로 업무 매뉴얼이 달라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특성화고와 달리 대학들은 NCS 실무교육을 커리큘럼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NCS 기반으로 채용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과는 별도로 인턴 경험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에서 실무교육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NCS 채용 기업이 확산되면서 학생들이 인턴 일자리 찾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업이 NCS 기반으로 채용하면 취업준비생들은 서류전형, 필기시험(직업기초능력+직무수행능력), 면접 등 모든 전형 과정에서 직무와 관련한 경험과 자격증만 제시할 수 있다. 직무와 관련이 없는 해외연수 어학성적 등은 회사에서 일절 보지 않는다.

고기완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