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불편한 검찰·로펌
“정말 드라마처럼 검찰과 대형 로펌이 뒤에서 짜고 치나요?”

KBS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청자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다. 드라마 속 검찰과 로펌(법무법인)의 모습이 실제와 얼마나 비슷한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검사 출신인 조 변호사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 검찰과 로펌 권력에 맞서는 내용이다. 시청률 12%로 동시간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드라마는 검찰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로펌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집단으로 묘사한다. 드라마 속 대기업 총수는 자기 아들이 저지른 범죄를 덮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은 기소권을 남용하고 증거를 바꿔치기하며 대기업 총수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다. 국내 최고 대형 로펌인 ‘금산’은 이 모든 과정을 돕는다. 금산을 다니다 그만둔 여자 주인공이 “돈 있으면 있던 죄도 없어지더라”며 내뱉는 푸념은 드라마 속 상황을 잘 보여준다.

내용이 이렇다 보니 이 드라마를 본 검찰과 로펌 관계자들은 꽤 불편해하는 눈치다. 한 검찰 고위관계자는 “영화 ‘베테랑’,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 검찰에 대해 일방적인 오해를 낳을 만한 내용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자극적인 소재를 찾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을 무리하게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예전에도 ‘풍문으로 들었소’ ‘개과천선’처럼 대형 로펌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종종 나왔는데 매번 부정적인 면만 강조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로펌 변호사는 “드라마를 본 주변 지인이 ‘네가 다니는 곳도 저러냐’고 묻는다”며 “현실은 다르다고 설명할 때마다 씁쓸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현실과 드라마는 엄연히 다르다. 검찰과 로펌이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 여부를 떠나 검찰과 로펌에 대한 국민의 일반적 인식이 어떤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검찰은 ‘권력의 중심’이고 대형 로펌은 ‘가진 자들의 방패’란 생각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지난 2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본받자”며 “검찰 조직이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 말대로 검찰이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쳤는지 돌이켜볼 때다. 로펌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저 ‘드라마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엔 오해의 골이 너무 깊다.

고윤상 법조팀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