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마구와 역사서에 나타나는 기록을 주제로 한ㆍ중ㆍ일 학자들의 열띤 발표와 토론

가야사의 정립을 위해 인제대학교(총장 차인준) 가야문화연구소(소장 이영식, 역사고고학과 교수)가 주관하는 제22회 가야사 국제학술회의가 오는 22일, 23일 국립김해박물관 대강당에서 막이 오른다.

이번 가야사 국제학술회의에는 가야사와 가야고고학 전공 한국ㆍ중국ㆍ일본 3국의 학자 15명이 ‘가야의 마구와 동아시아’라는 주제를 놓고 논문발표와 종합토론을 벌인다.

22일 복천박물관 강승희 학예연구사의 ‘심엽형행엽으로 본 가야의 후걸이’ 발표에서는 가야지역에서 다른 행엽과 같이나오지 않고 심엽형행엽만 단독으로 출토된 유구를 대상으로 심엽형행엽의 분류・분석해 가야지역 후걸이 구조 복원안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6세기 이전 가야지역에서는 장식성이 거의 없는 실용적인 후걸이를 고안해 마장에 채용하였음을 확인한다.이는 당시 가야지역의 군사적 긴장 관계의 지속에서 기인하였다고 보고 있다.

일본 원흥사문화재연구소의 하츠무라 유리 연구관의 ‘일본 고분시대의 마구생산과 그 배경’ 발표에서는 일본열도에서는 마구생산이 시작된 5세기후엽부터 화려한 장식마구가 등장하고, 6세기 대에는 권위의 상징으로서 장식마구에 내포된 의미가 컸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러한 양상은 실용적, 실전적으로 변화해 간 가야의 마구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권도희 한강문화재연구원 선임연구원의 ‘백제지역 마구의 전개’ 발표에서는 한강유역과 아산만일대에서 확인되는 마구들을 중심으로 백제지역 마구의 특성과 유통에 대해 살펴본다. 유목민족 마구의 영향이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백제지역에서도 이들과 같은 문화를 일정시기 공유했음을 알 수 있다. 이 후 새로운 마구에 대한 개발을 시도했다. 목제를 사용하는 등자, 안장 등은 여전히 철판의 보강을 최소화란 실용마구 중심이어서 그 변화를 살펴보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이런 점들을 백제마구의 특징으로 제시한다.

일본 자하현립대학 다나카 토시아키 교수의 ‘가야의 전쟁’ 발표에서는 문헌 기록에 나타나는 가야의 전쟁기사를 통하여 가야의 기마와 전쟁과 관련한 일면을 찾고 있다.

중원대학교 한국학과의 서영교 교수의 ‘가야와 주변국의 전쟁과 전술’ 발표에서는 『삼국사기』, 『일본서기』에 나타나는 가야 전쟁관련 기사를 토대로, 가야와 그 주변 국가들의 전술과 전쟁을 살펴본다. 먼저, 신라 지마이사금 때 가야와의 전쟁에 대해 다루었고, 다음으로 내물왕시기로 보이는 신라와 왜의 전쟁을 다뤘다.

23일에는 중국 북경대학 이현우 교수의 ‘삼연마구의 성립과 그 배경’ 발표에서는 4∼5세기 중국에 존재했던 삼연(三燕; 前燕, 後燕, 北燕)의 마구전개과정과 그 출현배경에 대해 살펴본다. 삼연의 마구는 이 시기 고구려는 물론 한반도 남부와 일본열도에서 출토하는 마구의 발원지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김해․부산을 중심으로 한 4세기대 가야 마구와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중국 내몽고대학역사여여유문화학원 순루 교수의 ‘동북아시아 지역 마구 매장연구’ 발표에서는 중국 동북 지역 및 한반도 북부 지역에서 출토된 차마구(車馬具)와 동북아 지역의 기승용(騎乘用) 마구의 매장 현황에 관해 분석한다. 중국 중원 지역의 연구 성과를 참고하여 마구의 기능 및 용도에 관한 분석, 출토 환경과 공존 관계를 참고해 동북아 지역 마구 매장의 각종 상황을 살펴본다.

대만 중앙연구원역사어언연구소 왕밍커 교수의 ‘기마문화와 동북아시아 지역 초기국가의 형성’ 발표에서는 1∼5세기 만주 지역의 고구려(高句麗), 오환(烏桓), 선비(鮮卑)족의 기마 문화의 등장이 동북아 지역 고대 국가 및 인류 생태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유물(마구, 무기 등 유물 및 벽화, 조소)과 문헌기록을 토대로 가야, 고구려, 백제, 신라, 왜국(야마토정권)등 동북아 초기 국가와 동북아시아 초원에서 시작된 기마 문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제시한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종합토론을 통해 가야의 마구에 대한 밀도 있는 토론이 기대된다. 토론에는 부산대 고고학과 신경철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이영식 교수,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조윤재 교수, 부산대 고고학과 김두철 교수, 극동문화재연구원 류창환 원장, 부경대 박물관 이상율 학예연구관,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김낙중 교수가 토론에 참여한다.

일반시민과 학생 등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종합토론에서는 평소 가야사에 관해 궁금했던 의문을 전문학자들에게 직접 질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