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사진=DB)

지카 바이러스가 다른 신경 병증들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의학 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브라질 헤시페병원(RHR)의 마리아 페레이라 박사팀은 지카 바이러스가 기존에 보고된 것들과는 다른 신경 병증들을 일으킨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오는 15~21일 열리는 미국신경학회(AAN) 연례총회 발표에 앞서 지난 10일 공개한 논문 초록에서 페레이라 박사는 2014년 12월~2015년 6월 RHR병원에서 진료받은 아르보 바이러스(모기 등이 옮기는 바이러스) 감염증상 환자들 가운데 6명에게서 자가면역 질환성 뇌 신경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으며 뎅기열이나 치쿤구니아 바이러스엔 음성반응을 보였다.

6명 가운데 4명은 길랭-바레 증후군(GBS)으로 진단됐으며, 2명은 급성 산재성(散在性) 뇌척수염(ADEM)으로 판정받았다. ADEM으로 판정받은 2명의 뇌 영상에서 뇌 백색질 손상 징후들이 보였다.

ADEM은 전선의 플라스틱 피복처럼 신경을 여러 겹으로 둘러싼 인지질 성분의 수초(myelin)가 갑자기 곳곳에서 손상돼 뇌가 부풀어 오르면서 다발성 경화증(MS)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낸다.

급성발열, 두통, 구토, 의식 장애에서 혼수, 사지마비, 경련을 일으키며 MS에 비해선 증상이 강하지만 대체로 6개월 내에 회복된다.

당시 뇌신경 손상 증상으로 진단받은 6명 중 5명은 퇴원 때에도 운동기능에 이상이 남아 있었으나 이들 중 한명은 시각 장애, 다른 한 명은 기억 및 사고능력에 장애까지 겹쳤다고 전했다.

페레이라 박사는 “비록 사례의 규모가 작고, 지카 바이러스가 이런 뇌병변의 분명한 원인인지는 더 연구해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연구 결과는 지카 바이러스가 기존 연구에서 발견된 것과 또 다른 영향을 뇌에 미친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신현정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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