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에 미국 물리학 박사 딴 전 법원장
서울지방법원장을 지낸 원로 법조인 강봉수 변호사(73·사진)가 미국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지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0개 주립대 중 하나인 UC머시드 대학원에서 박사논문 심사 최종 단계를 통과했으며 다음달 정식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후 과정에 들어가 물리학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졸업 후 1966년 제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들어섰다. 군법무관을 마치고 1972년 대구지방법원에 부임한 뒤 부산고등법원,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법원도서관장과 제주지방법원장, 인천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2000년 서울지방법원장을 끝으로 퇴임하며 28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쳤다.

퇴직 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일하다가 물리학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09년 UC머시드 물리학 석·박사 통합과정에 입학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청주고 재학 시절 이과반이던 강 변호사는 원래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당시 화학 교사이던 아버지와 주변의 권유로 법대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판사 시절 ‘판결문 쉽게 쓰기 운동’을 꾸준히 벌였다. 또 1991년부터 부인 이상순 여사(72)와 함께 경기 여주의 주택에 그룹 홈을 차리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 10여명을 돌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