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말 100만명가량의 관광객이 찾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경 DB
매년 말 100만명가량의 관광객이 찾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경 DB
코엑스 무역센터 아셈타워 등이 있는 서울 삼성동 영동대로 일대는 국내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의 1번지다. 2021년에는 코엑스 맞은편에 현대자동차 신사옥과 전시·컨벤션공간, 호텔 등으로 이뤄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선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9호선 봉은사역까지 영동대로 650m 구간에는 광역급행철도(GTX)역을 비롯한 6개 철도역과 환승센터가 건설된다. 경제와 교통의 중심지인 이곳에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를 조성하면 세계 관광객이 즐겨찾는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동대로를 최고 랜드마크로”

코엑스·무역센터·현대차 연결…'광고 프리존' 만들어 세계적 명소 키운다
서울 강남구와 한국무역협회,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영동대로 관광명소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영동대로 일대를 MICE산업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명소로 키우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광고자유표시구역 추진 계획도 이 협약의 연장선상에 있다. 광고자유표시구역은 오는 7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4개월 뒤인 11월 말께 지정될 예정이다. 강남구는 올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광고자유표시구역 조성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광고자유표시구역을 조성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건물 소유주의 동의 여부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처럼 고층 빌딩 벽면과 유리창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코엑스와 아셈타워, 무역센터를 소유한 무역협회가 사업에 적극적이어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게 강남구의 설명이다.

강남구는 무역협회와 함께 올 연말에 무역센터와 코엑스몰에 대형 전광판 등을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에 맞춰 대형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을 설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12월31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는 행사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타임스스퀘어에는 이 행사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100만여명이 몰려든다. 수천만명이 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봐 막대한 광고·홍보 효과도 누리고 있다.

강남구는 현대차 GBC에도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도 광고자유표시구역 조성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자업계 특수 기대

강남구와 무역협회, 현대차의 구상이 현실화하면 코엑스 무역센터 아셈타워 GBC는 거대한 옥외광고 매체로 거듭난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영동대로에 광고자유표시구역이 조성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려면 각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해당 광역 시·도에 신청해야 한다. 시·도가 조성계획을 제출하면 행자부가 심사를 거쳐 결정한다.

광고업계뿐 아니라 전자업계도 ‘사업 특수’가 예상된다. 영동대로 광고자유표시구역은 포스터, 간판 등 기존 아날로그 광고판을 대체하는 디지털 광고의 집합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란 컴퓨터를 이용해 제어하는 맞춤형 디스플레이 네트워크로, 원격으로 광고를 변경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14년 150억달러(약 17조3000억원)에서 2020년까지 200억달러(약 23조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핵심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 업체 예스코를 인수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사이니지 업체 MRI와 함께 옥외 사이니지 전문 업체인 LG MRI를 세웠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